신한울 3호기는 2032년, 4호기는 2033년을 완공 목표로 잡고 있다. 1400㎿(메가와트)급 원전 2기의 건설계약금만 10년간 2조9000억원 규모이다. 펌프, 배관, 케이블 등 보조기기 계약도 향후 10년간 2조원 규모로 발주될 예정이다. 앞으로 10년간 국내 원전 업계에 5조원 가까운 돈과 일감이 풀린다는 얘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한 차세대 원전 기술개발을 비롯, 한국형 원전(APR) 해외수주를 위한 수출대상국 규제 충족 기술개발, 청정수소 생산 분야를 중심으로 민관이 손잡고 2조원대 연구개발(R&D) 계획을 추진하는 내용의 원전산업 재도약 방안을 마련해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원전은 값이 싸고 안전한 에너지원인 동시에 우리나라의 핵심산업이기도 하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20조원에 수주한 이후 13년 만인 지난해 8월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사업을 또 한번 수주하는 쾌거를 거뒀다. 현재 폴란드와의 원전 협력이 진행 중이다. SMR을 중심으로 한미 양국 간 다양한 형태의 협력사업도 준비 단계에 있다. 설계기술에 강점을 가진 미국과 원전 건설·운영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한국이 파트너가 될 경우 세계 SMR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원전 생태계가 부활의 기지개를 켜는 것은 환영할 일이나 오랜 사업중단으로 준공 시점이 10년가량 미뤄진 것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따라서 오는 2030년까지 최초 운영허가가 만료되는 고리 2·3·4호기 등 원전 10기의 계속운전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미리 챙겨야 한다. 원전 산업의 장기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를 위한 특별법 도입도 시급하다. 무엇보다 정권교체 때 원전정책이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전기료 인상 등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는 사달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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