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발 주가폭락 사태로 주식 사기 등 금융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서비스망(SNS)상에서 종목과 매도·매수 시점을 알려주는 유사투자자문업체(일명 주식리딩방)을 통한 사기 범죄가 여전히 횡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에는 피해보상을 미끼로 한 사기도 활개를 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리딩방 사기범죄 활개..검거까지는 하세월
17일 한국소비자원이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식리딩방 피해 관련 상담 건수는 2018년 7625건에서 지난해 1만8276건으로 5년 사이 2.5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투자금액 역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리딩방 1인당 투자금액은 2019년 408만원에서 올해 4월 기준 830만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투자 금액이 늘어난 만큼 피해 규모 역시 커졌을 것이란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 피해를 입은 A씨는 무작위로 발송된 '고수익 보장 무료 종목 추천' 문자 메시지를 받은 뒤 지난해 카카오톡 주식 리딩방에 입장했다.
해당 채팅방에서 자신을 유사투자자문업체 전문가로 지칭한 B씨는 주식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사례를 홍보했고, '투자금을 포함해 2주 내 3배의 수익을 목표로 하는 원금 3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A씨에게 입금을 부추겼다.
A씨는 세 차례에 걸쳐 1억2000만원이라는 거금을 입금했다. 이어 B씨가 세금과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 금액을 요구하자 A씨는 사기를 의심했다. 이에 B씨는 돈을 돌려주지 않은 채 A씨를 채팅방에서 강제 퇴장 처리했다.
A씨와 유사한 피해를 입은 이들은 지난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1년 넘게 범인 검거는 감감 무소식인 상태다.
"피해 보상 도와줄게"..알고보면 사기 유혹
한편 정부 기관을 사칭해 불법 주식 리딩방에서 입은 피해를 보상해주겠다고 접근하는 사례 역시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원을 비롯한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을 사칭해 '유사투자자문서비스 피해보상 안내' 관련 소비자 상담이 올해 1분기 들어 248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올해 1월 63건에 불과했던 상담 건수가 2월 84건, 3월 101건으로 매달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실제 한 주식리딩방 피해자는 최근 소비자원 등 정부기관에서 발송한 공문인 것처럼 조작된 '환불 신청서 안내문'을 전달받았다. 위조된 공문에는 결제내역, 환불금액 등 허위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자칭 피해보상 전문가들은 위조 공문을 보낸 뒤 피해자에게 '보상 절차 진행을 위한 것'이라며 개인·금융정보를 요구하거나 코인·비상장 주식 등에 신규 투자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유인해 또 다른 방식으로 금전을 편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소비자원은 관련 증거를 수집한 뒤 공문서 위조에 대해 고발하는 한편 정부기관 사칭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원은 "소비자원과 1372소비자상담센터는 유사투자자문서비스 피해보상 관련 '환불 신청 안내문'을 발송하지 않으므로 관련 문자를 수신하면 해당 문자를 즉시 삭제하고 발신자와 연락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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