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 철강 생산의 메카인 당산시가 지방정부의 '조강 감산령'에 따라 올해 조강 생산량을 줄일 전망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제품의 유입이 줄면 국산 철강재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와 중국 철강시황 분석기관 마이스틸에 따르면 중국 최대 철강 생산 도시인 허베이성 당산시 내 펑난구 소재 철강사들이 2021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지방정부로부터 조강 생산량을 감축하라는 공식 서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철강사들은 구식 설비 폐기, 탄소 배출 감축 정책 수립, 증설 금지 등의 지시도 받았다. 다만 철강사들의 구체적인 생산 감축 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중국 내 철강 감산이 본격화 되는 것은 탄소 배출 감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020년 '제75차 유엔총회’에서 2030년을 정점으로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확약한 바 있다. 철강업은 중국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 가량을 차지하는 산업 분야다. 아울러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전방산업 위축, 중국 철강 수요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 둔화도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줬다.
중국은 이미 지난 2021년부터 조강생산 억제 조치를 도입했다. 지난해 당산시의 조강 생산량은 1억 2400만t으로 2020년에 비해 2000만t 감소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의 철강 감산 소식을 호재로 보고 있다. 중국산 저가품의 수입이 감소하면 국내산 제품의 가격 인상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중국은 자국에서 소비되지 않는 물량을 저가에 한국 시장에 판매해 내수 시장 교란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다. 올 1·4분기 한국의 철강재 수입량은 총 423만8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했는데 이 중 중국산이 236만3000t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전년 대비 74.9%나 급증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올 1·4분기에는 중국산 철강재의 자국 내 수요가 별로 없어 남은 물량들이 한국으로 많이 들어왔었다"며 "국내 제품 가격 인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중국이 조강생산을 줄이고 자국 내에서 물량을 소화하면 국내 철강사들이 가격 협상력이 커져 수익성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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