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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협력 강화로 미래 공동창조 선언한 한일 경제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7 17:54

수정 2023.05.17 17:54

4년 만의 대면 경제인회의
신산업 협력, 교류 촉진키로
한일 양국 기업인과 학계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한일경제인회의'가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한일 경제연계 확대'를 주제로 한 제1세션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일 양국 기업인과 학계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한일경제인회의'가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한일 경제연계 확대'를 주제로 한 제1세션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한일경제인회의가 17일 폐막했다. 양국 경제인들은 제3국에서의 공동 프로젝트와 디지털·그린 등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경제는 물론 인재·문화·지역 간 교류도 촉진키로 했다.

아시아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경제대국이면서 동시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국가는 한국과 일본밖에 없다. 이런 공통점을 가졌으면서도 양국 관계는 과거사 문제에 발목이 잡혀 지난 몇 년 동안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다.
야당과 일부 국민의 비난을 무릅쓰고 윤석열 대통령이 강제징용 문제에 해법을 제시하고 일본을 방문함으로써 양국 관계는 미래를 향한 새로운 길로 막 들어선 상황이다.

한일 관계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것이 경제협력임은 물론이다. 더욱이 현재 세계 경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서도 공급망 공동 확보와 기술제휴 등 양국의 긴밀한 경제협력이 절실한 때다.

양국 경제인들이 자동차, 반도체, 우주·인공지능 등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첨단·신산업 분야의 교류 확대와 협력 증진에 합의한 것은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고 본다. 최근 삼성전자가 일본 요코하마에 3000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거점을 세우기로 한 것도 그 일환일 것이다. 양국이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에서 상호보완적으로 협력하면 분명히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령 삼성전자의 미세공정 기술과 일본의 패키징 기술을 결합하면 '윈윈'이 가능하다.

한국은 한일 국교정상화 전에 일본으로부터 자동차 등 제조업에서 노하우를 전수받았고, 지하철 등 인프라 건설에서도 도움을 받은 게 사실이다. 이후 한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 반도체, 전자, 조선 등 중요 산업에서 일본을 누르고 기술강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여전히 소재·장비·부품 등 일본을 앞서지 못하고 있는 분야도 적지 않다. 일본의 기술은 여전히 세계 선두권이며, 그 결과 1965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 해도 대일 무역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57년간의 대일 무역적자가 6933억달러에 이른다.

2019년 7월 일본이 고순도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해 수출규제를 함으로써 우리가 타격을 입었듯이 아직도 일본에 대한 의존도는 높고, 전체적 기술격차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 협력과 제휴, 합작의 파트너로서 일본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난과 공급망 붕괴에 공동대응하는 한일 동반자 관계의 중요성도 재인식해야 할 때다.
특히 안보와 경제가 결합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북한에 맞서는 같은 편으로서 일본의 존재가치도 더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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