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1분기 러시아 경제, 유가 상한제 여파로 1.9% 위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8 13:03

수정 2023.05.18 13:03

1분기 러시아 GDP 1.9% 감소
유가 상한제 여파로 석유 수출량은 늘었지만 수익은 줄어
예상보다 경제 피해 적어
지난해 12월 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나홋카 만에서 유조선이 이동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2월 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나홋카 만에서 유조선이 이동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부터 서방의 본격적인 석유 수출 제재에 시달렸던 러시아의 경제가 지난 1·4분기에 1.9% 위축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경제적 피해가 예상보다 적었다고 평가했다.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연방통계청은 17일(현지시간) 발표에서 러시아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GDP는 2022년 한 해 동안 2.1% 감소했다.

이번 발표는 서방이 러시아 석유를 적극적으로 제재한 이후 처음 나온 GDP 집계다. 유럽연합(EU)과 주요7개국(G7), 미국, 호주 등을 포함한 27개국은 지난해 12월 5일부터 바다로 운송하는 러시아 석유에 배럴당 60달러의 상한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들은 상한가를 초과해서 거래되는 석유에는 해운 보험 서비스를 거부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유가 상한제에 동참하는 국가에 수출 금지 조치로 맞대응했다.

16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가 원유를 포함한 석유 제품을 수출한 규모는 지난 4월에 하루 평균 830만배럴에 달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많았다. IEA는 러시아가 선적한 석유의 약 80%가 중국 및 인도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돈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었다. IEA는 러시아의 4월 석유 수출 수익이 150억달러(약 20조1000억원)로 3월(133억달러)보다는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7% 줄었다고 추정했다. 이는 국제 유가가 크게 떨어진 동시에 유가 상한제 여파로 러시아 석유 시세가 다른 유종보다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러시아 재무부는 지난 11일 발표에서 지난 1~4월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52.3% 급감한 반면 지출은 2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같은 기간 러시아 재정 적자는 3조4000억루블(약 56조5000억원)을 기록해 목표치(2조9000억루블)를 크게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공공부문 적자가 GDP의 3~4%에 달해 목표치(2%)를 초과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러시아 물가상승률은 4월 2.3%를 기록했으며 실업률은 노동력 감소의 영향으로 3.5%에 머물렀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번 발표에 대해 경제 위축 규모가 "예상보다 작았다"며 "경제가 코너를 돌았고,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러시아 정부 지출이 산업과 소매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며 "러시아 경제가 2023년 전체로는 GDP 성장을 기록할 궤도에 진입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