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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도, 상업화도 직접"…HLB 간암 신약 '종착점' 눈앞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9 08:08

수정 2023.05.19 08:08

'리보세라닙' NDA 신청 완료, 8번째 FDA 허가 국산 신약 후보
미국 항암 시장 정조준...K바이오 재도약 이끌까
HLB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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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을 개발해온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엘비(HLB)가 지난 1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간암 1차 치료제 신약허가신청(NDA)을 완료하며 시장과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LB의 이번 성과를 두고 투자자들의 낙관과 회의가 뒤섞여 장중 투심의 변화도 가파르다. 신약개발 분야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고, 그만큼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항암제 개발 분야에서 아직까지 국내 기업이 글로벌 단위의 성과를 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성공적인 임상 결과를 도출해 세계적인 암학회에서 발표했고, 이를 바탕으로 무난히 NDA 제출까지 마쳤기 때문에 차츰 기업 재평가에 따른 주가 우상향이 이뤄질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혹한기 바이오 섹터…HLB 희소식에 반색

국내 제약·바이오주는 지난해부터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불안정한 대외 여건에 신약허가 불발, 횡령 이슈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전문가들도 “제약·바이오 섹터로 투심을 다시 돌리려면 소위 '큰 한방'이 나와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가운데 HLB의 NDA 제출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의 시선이 바이오 업종으로 몰리고 있다. NDA 신청 당일 HLB의 주가는 장중 17% 가량 올랐으며 HLB그룹 계열사의 주가도 최고 23%까지 급등했다. 이와 함께 여러 바이오주들도 전반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였다. 반면 다음날인 18일에는 공매도와 함께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현재 팽팽한 줄다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HLB는 지난 2019년 자사의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을 병용요법으로 간암 1차 치료제 글로벌 임상3상을 시작했다. 임상 결과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은 대조군인 '소라페닙' 대비 탁월한 효과와 높은 안전성을 입증했다.

리보세라닙 병용 요법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22.1개월로 소라페닙(15.2개월) 대비 5.9개월 높았다. 이는 간암 치료제 사상 가장 긴 전체생존기간이다. 리보세라닙 병용 요법은 무진행생존기간과 객관적반응률 등에서 모두 대조군 대비 월등한 지표를 도출했다.

■진양곤 회장 "직접 개발 이어 직접 판매한다"

현재까지 FDA 허가를 획득한 국내 신약은 7개로 △LG화학(항생제) △동아에스티(항생제) △SK케미칼(혈우병 치료제) △대웅제약(주름 개선제) △SK바이오팜(수면장애 치료제) △SK바이오팜(뇌전증 치료제) △한미약품(호중구 감소증) 정도다. 아직까지 항암제는 없다.

셀트리온의 '트룩시마', '허쥬마', '베그젤마'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가 항암제로 FDA 허가를 받았지만, 이들은 모두 신약이 아닌 바이오시밀러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신약 개발에 비해 리스크가 적지만 그만큼 수익률도 비교적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이 신약개발에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개발 비용에 대한 큰 부담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항암제 개발은 최고의 난이도와 천문학적인 개발 비용을 요하는 분야다.

HLB는 2009년부터 미국 바이오벤처의 리보세라닙 개발을 지원했다. 2019년에는 삼각합병을 통해 완전한 자회사(엘레바 테라퓨틱스)로 편입시키는가 하면, 2020년에는 리보세라닙의 물질특허권을 인수해 자사의 물질로 자산화했다. 여러 유효한 임상 결과가 이어졌고, 중국에서는 이미 시판 후 당시 누적 매출이 1조원에 달했기 때문에 회사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이 과정에서 수차례 전환사채(CB)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임상비용을 충당하며 세간의 의혹과 투자자들의 원망도 있었다. 하지만, 매번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진양곤 HLB 회장은 이는 신약물질에 대해 각종 기업설명회(IR)나 간담회, 유튜브 등에서 직접 사안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많은 국내기업들이 개발비 부담을 덜기 위해 임상 중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을 주요 사업 모델로 삼고 있는 반면, HLB는 기술이전 없이 직접 신약개발의 과정을 완주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진 회장은 “국내 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기술이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직접 신약개발에 성공해 K바이오의 저변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HLB는 신약개발뿐만 아니라 허가 후 미국 내 판매도 직접 진행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미국에는 특유의 'PBM(Pharmacy Benefit Management, 보험사를 대신해 약의 가격과 사용을 관리하는 민간기업)' 제도가 발전해 있고, 항암제의 경우 마케팅 대상이 전문 암 센터로 국한돼 있어 자회사인 엘레바의 자체 조직을 통해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에 이어 품목허가신청을 준비 중인 유럽의 경우는 다국적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신약을 판매할 계획이다. HLB 측은 "다수의 기업이 의향을 밝혀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용해 HLB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리보세라닙의 간암 치료제 성공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전의 기폭제가 돼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 사례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당사도 K바이오의 더 높은 도약을 위해 리보세라닙의 적응증 확장과 함께 CAR-T, 펩타이드 치료제 등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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