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펑크' 지방교부세 감액 불가피
재정 열악한 지자체 부담 가중 전망
[파이낸셜뉴스] 243개 지방자치단체 중 서울시 등 29개를 뺀 214개 지자체에 지급되는 올해 지방교부세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 1·4분기까지 세수가 24조원 덜 걷히면서 국세 기반 지방교부세 감액이 불가피해서다. 재정여건이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 열악한 지자체 부담 가중 전망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3월 현재 누적 국세 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조원 줄었다.
지난해 3월 세수진도율 28.1%를 적용했을 경우, 올해 전체 세수는 예산안에 책정된 400조5000억원 대비 28조5000억원이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나라살림연구소는 3월 세수결손액을 기준으로 하면 지방교부세는 4조3000억원, 세수진도율로 추정했을 땐 4조6000억원이 줄어든다고 추정했다. 지방교부세가 4조3000억~4조6000억원 감소한다는 시나리오다.
지방교부세는 지방세만으로 재원을 충당할 수 없는 지자체에 부족한 재원을 보전해 주는 제도다. 지자체간 재정여력을 완화하는 수단이다.
올해 국세 세입예산 규모 400조5000억원 가운데 보통·특별교부세는 재원인 내국세 358조원의 19.24%다. 금액으론 68조7000억원이다. 이중 97%는 보통교부세(66조6446억원), 3%는 특별교부세(2조612억원)이다.
최근 10년 평균 지자체의 세입예산에서 국고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1.1%, 지방교부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2.7%이다. 국세수입이 줄어드는 만큼 지자체도 연쇄적으로 예산을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43개 지자체 중 서울시 본청, 서울시 25개 자치구, 경기도 본청, 성남, 화성 등 29개는 지방교부세가 교부되지 않아 직접적 영향은 없다. 이들은 재정건전성이 양호해 지방교부세법에 근거, 중앙정부에서 교부금을 받지 않는 '불교부' 지자체들이다.
세수부족이 확실시 됨에 따라 재정당국인 기재부가 대안마련에 나섰지만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세계잉여금과 기금 여유자금으로 메꾸겠다"고 언급해 왔다.
하지만 올 세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세계잉여금 총액은 5조9000억원에 불과하다. 28조5000억원으로 예측된 세수 감소분을 메우기는 힘든 금액이다. 기금여유자금은 올 2월 기준 26조9000억원이지만 2016년 이래 한해 5조원 이상 추가경정예산에 투입한 경우는 없다.
하반기 세수결손 규모가 더 줄기 보다는 되레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기가 '상저하고(상반기 낮고 하반기 높은 성장흐름)'가 아닌 '상저하저'전망이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 1.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6%, 한국은행 1.6%, 한국개발연구원(KDI) 1.5% 등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3월까지 세수흐름으론 소득세, 법인세 등 주요 세목의 세수감소세가 뚜렷하다. 소득세에 이어 2위 세목인 법인세의 경우,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성장세가 지난해 예산안 편성 당시 전망보다 더 크게 꺾인 게 원인이다. 법인세수는 지난해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103조6000억원) 가량이었지만 올해는 예상세수를 채우지 못하고 결손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세수 감소에 따른 충격이 중앙정부보다 지자체, 재정 여건이 좋은 지자체보다 가난한 지자체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자체의 재정 부족액을 최소한으로 보장할 최저 조정률 제도 도입 등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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