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9일(이하 현지시간) 사흘 만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잘 나가던 재정적자 한도 증액 협상이 공화당의 반발로 결렬되면서 주식시장이 약세로 돌아섰다.
공화당 협상 팀은 이날 백악관 측이 터무니없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면서 회담장을 박차고 나왔다.
상승세를 타던 뉴욕증시는 협상 파행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지난 1주일 전체로는 채무한도 증액 합의 기대감에 큰 폭으로 올랐다.
3대 지수 일제히 하락
이틀 연속 상승 흐름을 타던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3일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비 109.28p(0.33%) 하락한 3만3426.63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30.94p(0.24%) 내린 1만2657.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07p(0.14%) 밀린 4191.97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주간 단위로는 성적이 좋았다.
나스닥은 3.04% 급등했고, S&P500도 1.65% 뛰었다. 두 지수 모두 주간 상승률이 3월 이후 최고였다.
다우 역시 상승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지난 1주일 0.38% 올랐다.
채무한도 협상 파행
이날 공화당 협상팀은 채무한도 협상장을 박차고 나왔다. 주요 멤버인 개럿 그레이브스(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원은 기자들에게 백악관 협상팀이 ‘비합리적’이라며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B라일리파이낸셜 최고시장전략가(CMS)인 아트 호건 상무는 “시장이 꽤나 탄탄한 1주일을 보냈고 오늘도 초반에는 흐름이 좋았다”면서 “주로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싸고 건설적인, 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덕이었다”고 말했다. 호건은 그러나 “오늘 협상이 일시 중단되면서” 흐름이 일단 끊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걸로 끝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주말에 타결될 것으로 거의 확신하지만 만약 채무한도 협상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면 매도세를 촉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월, 금리 동결 시사
채무한도 협상 파행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 하락세가 제한적이었던 것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발언에 기인한 바가 크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한 통화정책 컨퍼런스에 참석해 지금의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이전에 생각했던 것만큼의 고금리는 불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금리동결로 기울고 있음을 강조한 셈이다.
파월은 미 지역은행 위기로 인해 은행들의 대출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유동성이 줄고 이것이 연준의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추가 금리인상으로 물가상승을 억제할 필요성이 그만큼 줄었다고 말했다.
3일 FOMC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뒀던 것에 비해 금리동결로 기조가 바뀌었음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금리동결 가능성을 80%가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기술주 혼조세
이날 저조한 실적을 공개한 신발 할인점 체인 풋라커가 26% 폭락한 것을 제외하면 두드러진 변동폭을 보인 종목들은 많지 않았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주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최소 6일 연속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난 독립석유업체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은 2% 가까이 올랐다.
대형기술주들은 흐름이 엇갈렸다.
애플과 테슬라는 상승세를 탔지만 대부분 대형기술주들은 하락했다.
애플은 전일비 0.11달러(0.06%) 오른 175.16달러, 테슬라는 3.25달러(1.84%) 뛴 180.14달러로 마감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MS)는 0.18달러(0.06%) 밀린 318.34달러, 올들어 주가가 2배 넘게 뛴 메타플랫폼스는 1.21달러(0.49%) 내린 245.64달러로 밀렸다.
반도체 종목들도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4.14달러(1.31%) 내린 312.64달러, AMD는 2.11달러(1.95%) 하락한 105.82달러로 장을 마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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