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가장 나이 어린 주전 유격수 … 제2의 박진만 자리 굳혀
김현준, 복귀 첫 타석에서 홈런 … 4연패 끊어내는 근성가이
김재성, 박해민의 보상선수로 성공 신화 … ‘차기 주장감 평가’
김영웅, 어깨 좋고 타격 훌륭한 3루자원 … “내버려두면 터질 자원”
작년 거포 김범석 노렸던 삼성, 야수 리빌딩 강력한 의지 내비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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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웅, 어깨 좋고 타격 훌륭한 3루자원 … “내버려두면 터질 자원”
작년 거포 김범석 노렸던 삼성, 야수 리빌딩 강력한 의지 내비쳐
[대구(경북 = 전상일 기자] 삼성이 4연패에서 벗어났다. 삼성은 5월 19일 김현준의 마수걸이포와 오승환의 세이브를 앞세워 어두웠던 4연패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무엇보다 긍정적인 것은 이재현, 김현준 등의 홈런포가 나오면서 삼성의 젊은 타자들이 힘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1. 지금 경산에는 쓸만한 야수가 부족하다. 그 이유는?
삼성의 퓨처스에는 야수가 없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1군에서 가용전력으로 쓸만한 선수 자체가 많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퓨처스에서 주력으로 뛰어야 할 저연차 선수가 모조리 1군에 가있기 때문이다. 이재현, 김영웅, 김지찬, 김현준, 김상민같은 선수가 대표적이다. 김지찬은 2020 신인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선수다. 김현준은 2021 신인드래프트, 이재현·김영웅·김상민은 2022 신인드래프트에서 뽑힌 선수들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삼성은 박해민의 보상선수로 김재성을 얻었다. 신인드래프트만 육성·스카우트가 관여하는 것이 아니다. 퓨처스 게임도 육성·스카우트 파트가 관여한다. 박해민이 이적 했기에 김현준이 나올 수 있었고, 치밀한 분석으로 김재성을 얻었다. 삼성 관계자는 김재성에 대해 “트레이드 불가의 선수”라는 말을 했다. 강민호·김태군 다음 주전포수가 김재성이다. 포수로서 27세의 군필이면 이제 한창일 나이다. 포수의 육성기간을 보통 5년으로 잡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부터가 시작인 셈이다.
김현준은 올라가자마자 바로 분위기를 바꾸었다. 김상민은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선발한 공격형 외야수다. 엄청난 근성이 있는 선수라는 것이 내부 평가다. 스프링캠프에서 박진만 감독의 신임을 얻었고, 1군에 합류해서 이따금식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야구에서 센터라인은 가장 중요하다. 포수, 유격수, 3루수, 2루수, 중견수에 모두 저연차 선수가 포진한 구단은 오직 삼성 뿐이다. 삼성은 김상수·오선진에게 적극적인 계약을 제시하지 않았고, 이원석도 트레이드로 내보냈다.
모두 이들을 키워야 되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2. 삼성의 저연차 선수들은 10년 짜리다
단순히 저연차 선수가 포지션에 들어간다고 좋은 것은 절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의 가능성을 보여주느냐' 하는 것이다. 이재현은 올 시즌 0.227을 기록하고 있지만, 홈런 3개로 유격수 중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1위는 김주원과 러셀). 주전 유격수 중 나이도 가장 어리다. 주로 하위타순으로 뛰었지만, 팀 내에서 타율도 5위(12타점)이다. 삼성 김민수 퓨처스 총괄은 "손목을 아주 잘 쓰는 선수다. 충분히 20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다. 김하성 이후 거포 유격수의 가치가 대단한데, 이재현은 그정도를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수비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이미 대체불가급이자 박진만2로 자리잡은 것이 이재현이다.
김지찬은 아예 리그 최상위급 2루수로 자리를 잡았다. 현재 성적으로 확실히 김지찬의 위에 있는 선수는 김혜성 정도다. 박민우와 김지찬이 치열하게 2위를 놓고 다투고 있다. 3할 타율에 복귀했고, 출루율은 무려 4할이다. 웬만한 안타에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모터 달린 발은 여전하다. 수비도 좋아졌다. 김민수 팀장은 “최근 수비로 문제된 것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고, 김재걸 감독 또한 “잡는 것은 하등의 문제가 없다. 송구도 심리적인 문제이지 기술적이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드래프트 당시 엄청난 비난을 받았지만, 최고의 선택으로 평가 받고 있다.
김영웅 또한 올 시즌 부상에서 회복해서 뒤늦게 1군에 합류했지만, 3루 수비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에서 야수를 볼 때 신경 쓰는 것은 정확한 컨택, 손목을 쓰는 능력, 부드러운 타격폼 등이다. 이런 부분에서 충분히 탁월한 선수이기 때문에 무조건 키워야할 선수로 평가받는 선수가 김영웅이다.
3. 삼성 야수 리빌딩 ‘타율’이 어마어마하다. 김범석·김민석도 노렸었다
SSG 송태일 현 육성팀장은 지난 2022년 드래프트에서 놓쳐서 가장 아쉬웠던 선수로 이재현을 꼽았다. 김영웅도 마찬가지다. “삼성이 앞에서 모두 다 채갔다”라고 속상해 했던 대표적인 선수다. 그만큼 치밀한 계산 속에서 3년의 드래프트에서 좋은 선수를 대거 모집했다.
여담이지만, 삼성은 지난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김범석(LG)을 노렸다. 김민석은 애초에 내려올 선수가 아니었기에 포기했고, 가능성이 있었던 김범석에 대해서 1년차 때부터 포수가 아닌 1루수 혹은 지명타자로 라팍의 거포로 키울 결심을 하고 준비하고 있었다.
최근 삼성의 아쉬운 성적이 나오는 이유는 타격이 안 터져서도 아니고, 수비가 붕괴되어서도 아니다. 구원 투수 진의 난조 때문이다. 야수 리빌딩은 이렇게 잘되어도 되나 싶을 만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송태일 SSG 육성 총괄 또한 “야수진은 투수보다 리빌딩이 훨씬 힘들다. 그런데 삼성은 10년짜리 선수들이 대거 1군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라며 놀라워했다.
김민수 퓨처스 총괄이자 스카우트 팀장은 “야수 리빌딩 뼈대는 완전히 잡았다. 현재 고교야구는 야수가 부족하다. 타격이 좋은 선수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다. 하지만 아마 현재 아마야구 풀을 생각할 때 앞으로 이재현같은 수비력을 지닌 유격수, 김재성급의 포수, 김지찬 같이 발빠르면서 타격까지 좋은 2루수는 쉽게 나오기 힘들 것이다. 셀러리캡이 있어서 모든 선수를 돈으로 살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과거 2009~2010년 채태인, 조동찬, 박석민, 김상수의 과감한 리빌딩으로 왕조를 이룩해낸 역사가 있는 팀이다.
그때 선수들이 성장해서 통합 4연패이자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냈다. 투수쪽은 많이 미흡하다. 손봐야 할 곳 투성이다. 하지만 야수 리빌딩만큼은 물샐틈 없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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