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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 어디까지 추락할까…한은·기재부 수정 전망에 쏠린 '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2 05:00

수정 2023.05.22 05:00

한은 25일 '수정 경제전망'·기재부 6월 '하경방' 발표
올해 역대 4번째로 낮을 듯
서울 서대문구의 한 전통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22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 서대문구의 한 전통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22 ⓒ News1 박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세계 경제가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의 저성장 흐름은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외 경제분석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이어 하향조정하며 경고에 나서고 있다. 특히 고령화에 따른 생산인력 저하, 대외여건 등으로 향후 경제성장률 전망마저 암울해 저성장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부진·소비회복세 둔화...추락하는 韓 경제

22일 관가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수정 경제전망', 기획재정부는 다음달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한은은 이미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제시했지만 지난 2월 1.6%로 낮췄다.

이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4월 회의에서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추가 조정을 암시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0.1∼0.2%p 낮춘 1.4∼1.5%를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소비 회복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연이어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전망치 1.5%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달 4일 발표한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IMF는 같은달 11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0.2%p 내린 1.5%로 제시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민간 연구소인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달 연달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낮췄다.

한국금융연구원(1.3%),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1.1%), 일부 해외투자은행 등은 한국 경제를 1.5%보다 더 고꾸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예측대로 된다면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5.1%)과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0.7%) 등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폭의 성장을 하게 된다.

잠재 성장률도 '우울'...고령화 대책 마련 시급

문제는 이같은 경기 부진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향후 몇년간 유지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여러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어서다. 잠재 성장률은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수십년 뒤를 내다본 경제 성장 전망이다.

무디스는 올해 우리의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이유에 대해 "고령화 및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은 한국의 잠재 성장률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S&P도 올해 1월 인구 고령화 완화를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2060년까지 세계 주요국 절반은 국가신용등급이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국은 2030년이면 국민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심각한 고령사회에 돌입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050년에는 잠재 성장률이 0%대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출산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라 고령화 및 생산가능인구 감소 대책 마련을 위해 주어진 시간은 길어야 5년"이라고 말했다.

커지는 적자, 고물가에 줄어드는 '경기부양' 카드

이 상황에서 나라 살림 적자 폭이 늘고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넘어서면서 정부의 경기 부양 카드는 줄어들고 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지난 3월까지 54조원 적자이다. 이미 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전망치(58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상태이다.

재정적자가 커지면 정부는 경기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투입할 수 있는 예산이 제약 될 수 밖에 없다.

고물가 상황도 정부의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만약 세수호황으로 지출에 여유가 생겨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쳐도 물가를 자극해 민생을 더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7% 뛰며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한은이 목표로 하는 2%보다는 높다.

정부는 수출·투자 활성화로 난국을 헤쳐가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일본·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협력을 강화해 투자를 끌어내고 반도체 산업 등에서 '윈윈' 구조를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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