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매치플레이의 신은 디펜딩 챔프를 허락하지 않았다. 새로운 매치플레이의 퀸이 탄생했다. 성유진(23)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9억원)에서 새로운 매치플레이의 여왕으로 떠올랐다.
성유진은 21일 강원 춘천시의 라데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박현경을 4홀 차 승리를 거두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성유진은 2번(파5), 3번(파3), 4번(파4) 홀에서 3연속 버디 퍼트를 떨어트려 순식간에 3홀 차로 달아났다. 특히 3, 4번 홀에서는 족히 5m는 되는 거리에서 침착하게 공을 홀컵에 넣었다. 박현경은 7번 홀(파3)에서 첫 버디를 올려 2홀 차로 추격했지만, 8번 홀(파4)에서 퍼트가 약해 2연속 버디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이후 1홀씩 주고받은 성유진은 12번 홀(파5)과 13번 홀(파3)에서 승기를 굳혔다. 연속 버디에 성공한 성유진은 승리를 확신한 듯 미소지었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번 대회 우승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치열 그 자체였다. 강자들과 줄줄이 매치업이 이어졌다. 조별리그에서는 조아연, 김민별, 조은혜를 꺾었다. 16강에서 우승 후보 중 한 명인 임희정을, 8강에서 유서연까지 제압하고 4강에서 홍정민마저 꺾었다. 성유진은 2019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데뷔 4년 차인 지난해 롯데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롯데 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초청 선수로 나서기도 했다. 결승에서 만난 박현경과는 동갑내기이자 KLPGA 투어 데뷔 동기다.
이날 결승전에 앞서 열린 4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홍정민을 만나 2홀 남기고 4홀 차로 이긴 성유진은 결승전에서 박현경마저 꺾고 '7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 2억2500만원을 받은 성유진은 올 시즌 상금 2억8476만원을 기록해 상금 순위도 수직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상포인트 60점도 아울러 받았다. 성유진은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준우승을 계기로 실력과 정신력 측면에서 한층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박현경은 2021년 5월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에서 투어 통산 3승째를 거둔 뒤 2년 동안 준우승만 8번을 기록했다. 이번이 통산 9번째 준우승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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