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미래 평화 위한 연대와 협력 의지 다진 한미일 정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1 18:37

수정 2023.05.21 18:37

원폭 위령비 한일 공동참배
바이든, 3자회담 한일 초청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화상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화상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한국과 미국, 일본 정상이 21일 양자·3자회담을 갖고 긴밀한 공조와 협력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처음으로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참배하고 올 들어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미·일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일 정상을 워싱턴 3자회담에 초청했다.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일 3국의 우호적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한일 정상은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하는 것으로 평화를 염원하고, 핵 위협에 공동대응하는 의지를 실천적으로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원폭 위령비는 전쟁의 참상과 평화의 가치를 동시에 담은 상징과도 같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한국인 5만명과 일본 국민 등 20만명이 희생되는 아픔을 한일은 함께 겪었다. 전쟁을 일으킨 것은 일본이고, 폭탄을 투하한 것은 미국이었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를 따지기 이전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재확인한 이번 정상회담이었다고 본다.

점점 강도가 세지는 북핵과 미사일의 위협으로 한·미·일의 긴밀한 안보협력은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 장기화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신냉전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까지 더해져 세계의 블록화도 속도가 빨라진다. 이럴 때일수록 자유민주주의 진영은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전쟁과 핵, 패권 추구에 맞서 평화로운 미래를 위한 연대와 공조·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일본과의 아픈 과거사가 있지만 우리나라가 관계개선을 주도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일본으로부터 만족스러운 사과를 받아내지 못했지만 미래를 위한 발걸음을 함께하자고 우리가 먼저 일본에 손을 내밂으로써 양국의 분위기는 점차 대립과 마찰에서 벗어나고 있다. 일본도 위령비에 공동참배하는 것으로 작은 화답을 한 것이라고 본다.

이번 정상회의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해 윤 대통령과 회담을 한 것도 의미가 작지 않다. 공산주의의 침략을 받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피해를 결코 다른 국가의 일로 치부할 수도 없고 외면해서도 안 된다. 인도적 도움을 최대한 베푸는 게 평화를 염원하는 국가로서 당연한 일이다. 우리 또한 세계 자유진영의 지원을 받아 전쟁을 치르고 오늘날 번영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G7 회원국이 아니면서도 초청을 받은 것은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대변해준다.
자유민주 진영의 주요 국가로서 미국, 일본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다른 나라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며 발언권도 높아졌다. 정상외교의 성과는 안보협력뿐만 아니라 경제분야에서도 이어질 것이다.
공급망 협력과 직항로 운항 재개, 미래 파트너십 기금의 원활한 운영 등을 한일이 확인한 것이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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