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축구장 입장객 몰려 폭력사태
2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참사는 전날 오후 수도 산살바도르의 북동쪽으로 약 41㎞에 위치한 쿠스카틀란 경기장에서 발생했다. 알리안사(Alianza)와 파스(FAS)의 리그 8강 2차전 경기가 열리는 장소였다.
5만3400명 수용 규모의 경기장에 관중이 운집하면서 입장 절차가 더뎌졌는데, 일부 무리가 닫힌 문 쪽으로 갑자기 모여들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넘어지고 문이 부서지면서 일대가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폭력 사태도 빚어졌다.
현장에 있던 한 팬은 "경기가 오후 7시30분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그들은 오후 7시께 문을 닫았고 우리는 입장권을 손에 쥔 채 (경기장 밖에) 남겨졌다"라면서 "사람들은 화가 났고 우리를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 당했다. 그래서 문(출입구)을 무너뜨렸다"라고 말했다.
엘살바도르 구조당국은 이 사고로 최소 1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500여명이 치료를 받았고 100여명은 부상을 입거나 호흡곤란을 일으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해당 사고로 경기는 시작 16분만에 중단됐다. 선수들과 팀 코칭 스태프는 질식 징후를 보이는 부상자를 돕거나, 슬픔에 빠진 팬을 위로하기도 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축구팀과 감독, 매표소와 경기장 관계자, 리그 관계자 등 모든 사람을 상대로 경기장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라며 "책임 있는 자는 누구도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썼다.
한편 이번 사고는 135명이 숨진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축구장 압사 사고 이후 6개월 만에 발생했다. 당시 이 참사로 경찰 1명과 경기장 관계자 2명이 과실치사 등 혐의로 12~18개월 징역형을 받았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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