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으로 무기징역.. 복역 8년째 탈주도주극 벌인 신창원
지난 22일 법무부에 따르면 신창원은 전날 오후 8시께 대전교도소 내 자신의 감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다 교도소 직원에게 발견됐다. 발견 직후 대전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창원의 잇따른 일탈 행동에 과거 그가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던 것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신창원은 앞서 1989년 3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의 한 주택에 침입해 약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고 집주인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복역 8년째인 1997년 1월 감방 화장실 철망을 뜯고 부산교도소를 탈옥해 2년 반 동안 도주극을 벌이다 1999년 붙잡혀 다시 수감됐다. 이후 20여년간 독방에 수감돼 CCTV를 통한 ‘특별 계호’를 받아왔다.
그러던 중 2011년에는 경북 북부교도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병원으로 옮겨졌다. 고무장갑으로 목을 맨 것을 교도관이 발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인권 침해 당했다" 재수감 후 두번의 극단 선택
해당 교도소는 신창원이 이 같은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해 자체 조사에서 “부친의 죽음에 따른 심경변화와 같은 교도소 무기수 김모씨의 극단적 선택에 충격을 받아 충동적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창원도 조사 과정에서 “충동적이었다.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다. 죄송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신창원이 문성호 자치경찰연구소장에 보낸 편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편지에서 “나는 10년 3개월 동안 징벌을 받은 적이 없고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도주를 기도한 적이 없지만 10년 5개월째 독방에 격리돼 있다”라며 “내가 왜 수갑을 차고 다녀야 하며 TV 시청을 금지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이어 “엄중 격리된 상태에서 이상행동을 보이는 수용자를 많이 봤고 나 또한 악몽 우울 장애 불면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수십 번 위험한 고비와 수백번 인내의 한계점을 경험했다”라며 “인간은 인내의 한계점을 넘어서면 어떤 형태로든 극단적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광주교도소로 이감된 신창원은 2019년 5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그는 “독방에 수감된 채 일거수일투족을 CCTV로 감시 당하는 등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라며 “화장실에서 용변 보는 것도 노출된다. 전자영상장비를 통한 감시를 20년 넘도록 지속하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호소했다. 인권위 권고에 따라 이후 CCTV가 철거됐다. 그러나 독방에 수감된 채 TV 시청을 제한받는 등의 신세는 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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