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WTO 사무총장과의 대화
공급망 재편 등 세계화 재정립 위해
세계무역기구 역할 강화 주장 봇물
공급망 재편 등 세계화 재정립 위해
세계무역기구 역할 강화 주장 봇물
[파이낸셜뉴스] 미중 갈등으로 촉발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면서 세계화 재정립을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을 찾은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 사무총장은 "WTO의 중재 기능 복원에 한국이 힘써준 것에 대해 감사하며, WTO가 세계 경제에 부합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국의 지지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세계화의 재정의 :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WTO 사무총장과의 대화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 사무총장을 비롯해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김정일 SK스퀘어 부사장, 김경한 포스코 부사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WTO 사무총장이 방한한 것은 2014년 5월 호베르투 아제베도 전 사무총장 이후 10년 만이다.
응고지 WTO 사무총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한국의 경험은 다자무역체제 회복 중요성을 증명한다며 한국이 WTO 개혁 등 다자무역체제 회복을 위한 적극적 역할을 요청했다. 또 개도국의 국제무역 참여를 위한 역할 강화 등에서 WTO와 협력을 강화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응고지 WTO 사무총장은 "한국 전쟁 이후 가장 빈곤한 국가 중 하나였던 한국이 지금은 1조4000억달러를 수출하며 OECD 1인당 평균 소득을 따라잡았다"며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수출을 통한 한국 비즈니스의 성공이 중남미, 중동 등 다른 지역으로 더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기업들이 공급 사슬망 재편을 통해 기업 환경이 잘 맞지만 평소에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던 아프리카 등 국가들로 눈을 돌려 비전통적인 투자 파트너를 찾아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패널토론에서는 자유무역 회복과 수출 활성화와 세계 주요 각국의 보호무역조치를 해결을 위해 WTO가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재민 서울대 교수는 "미중갈등으로 발생한 관세 조치나 기술경쟁 등 보호무역주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나 반도체 지원법 등 산업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WTO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다자주의를 복원하고 발전시키는데 장애물을 해결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김정일 SK스퀘어 부사장도 "지정학적 이슈 및 코로나 팬데믹 등 상황 변화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며 "기업들의 추가적인 비용이 증가하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WTO에서 자유무역과 비즈니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또 다른 무역장벽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김경한 포스코 부사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기업들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탄소통상 조치들로 인해 무역교류가 위축되지 않도록, 더 나아가 국제무역질서가 바로 설 수 있도록 WTO 협정에 근거한 보다 적극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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