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해상 30일부터 나흘 간 'PSI 고위급 회의·아태순환훈련' 개최
아시아서 첫 PSI 고위급 회의…'대북 억제 메시지' 발신할 듯
[파이낸셜뉴스]
아시아서 첫 PSI 고위급 회의…'대북 억제 메시지' 발신할 듯
정부는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나흘간 제주도에서 확산방지구상(PSI, 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 출범 20주년을 기념하는 'PSI 20주년 고위급회의 및 아태순환훈련(Eastern Endeavor 23)'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PSI란 대량 살상 무기와 운반수단 그리고 관련 물자가 확산이 우려되는 국가나 비국가 행위자에게 이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03년 11개국으로 출범한 국제협력체로 2023년 현재 10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5년 주기로 전 회원국이 참석하여 PSI 활동을 점검하고 협력 심화 방안을 논의하는 고위급 회의는 앞서 미국, 폴란드, 프랑스에서 개최됐고 이번에 20주년 회의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경례, 한·미·일·호주함 등 사열... 국제예절
2010년과 2012년에 이어 우리 군 주관으로 실시되는 이번 훈련엔 우리나라에선 왕건함과 마라도함, 해경정 5002함과 미국 이지스함 '밀리어스함',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하마기리함', 호주 호위함 '안작함' 등 수상함 7척이 참가한다. 이들 해상전력은 이달 29일 부산항에 미리 입항해 예행연습 등을 할 예정이다.
우리 군의 P3 해상초계기 등 항공기 6대와 승선팀 6팀을 비롯해 다국적협조본부 20여명이 동원된다. 이들 전력과 인원은 WMD 적재 의심선박의 역할을 맡을 우리 해군의 군수지원함 대청함을 차단, 승선·검색하는 훈련을 하게 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훈련 종료 후 마라도함에 승선해 왕건함, 밀리우스함, 하마기리함, 안작함, 5002함 순으로 해상사열을 한다. 이 가운데 일본의 하마기리함은 '욱일기'와 비슷한 문양의 '자위대기'를 달고 올 예정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자위대기를 달고 온 하마기리함의 승조원들은 이 장관에게 경례를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국제법 관습인 군함 간 예절에 해당된다"며 "과거에도 관함식 등에서 사열을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2010년 우리 군이 주관한 이 훈련 참가를 위해 부산항에 입항하기도 했으며 2012년에도 우리 군이 주관의 해양차단훈련에 참가한 바 있다.
■PSI 고위급회의 미·일·호주 등 70여개국 대표단 참석.. 성과논의, 공동성명 채택
이번 PSI 고위급회의는 미국, 일본, 호주를 비롯한 역내 주요 국가들을 비롯해 70여개국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며 △PSI 해양차단훈련→△학술 회의→△도상 훈련 등으로 구성된 '아태순환훈련'(이스턴 엔데버 23)이 연이어 진행된다.
이달 30일 개최되는 20주년 기념 고위급회의에서선 PSI의 과거·현재·미래를 각각 주제로 토의가 진행되며 각 토의는 우리나라, 미국, 호주가 의장을 맡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이 'PSI 20주년 성과 평가'라는 주제로 토의를 주재한다. 회의 말미에는 PSI의 그간의 성과 및 현재의 확산 위협, 향후 협력방안을 담은 포괄적인 공동성명을 채택할 계획이다.
다음달 1일에는 각국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술회의와 도상 훈련이 진행된다. 학술회의 참석자들은 역내 대표적 확산사례로서 북한 핵문제를 포함해 주요 차단 사례에 대해 전문가 발표를 청취하고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달 2일엔 20개국으로 구성된 운영전문가 회의를 통해 PSI 고위급회의에서 식별한 과제에 대한 구체 이행계획을 논의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회의 개최를 통해 PSI가 전 세계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유효한 국제협력의 틀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중국의 PSI 고위급회의 참가 여부에 대해 "중국은 PSI 비참여국이고 일부 PSI 활동에 비정기적으로 참여해왔다"며 "올해 옵서버(참관국) 자격으로 참여를 요청했으나 불참 의사를 표명해왔다"고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회의 개최에 대해 △대북 억제 메시지 발신 △역내 반확산 협력 차원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가치 외교 측면 △우리의 선진적인 반확산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PSI 고위급 회의가 거듭될수록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이 고도화돼왔고 확산 위협도 높아졌기 때문에 관련 내용이 논의 과정에 반영돼 다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