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공원 해병대장이야”...초등생 멱살 잡은 ‘전과 19범 할아버지’

인천 70대 노인 "훈육 하려는 취지" 해명
피해아동은 "너무 무서웠다".. 처벌 원해

제작 김해연

[파이낸셜뉴스] 해병대 전투복을 입은 채로 초등학생의 멱살을 잡고 위협한 70대 노인이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아이를 훈계하려는 취지였다는 해명을 내놨다.

아동복지법 위반과 상해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A씨(73)는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A씨는 “아이가 욕설을 하길래 ‘그러면 안 된다’고 하는 과정에서 그랬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달 2일 오후 5시 25분께 인천시 연수구에 위치한 한 공원에서 초등생 B군(11)의 멱살을 잡고 흔들면서 위협해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해병대 전투복을 입은 그는 친구들과 놀던 B군에게 다가가 “내가 이 공원을 관리하는 해병대 대장”이라며 B군을 훈계했다.

A씨는 또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전통시장 일대에서 상인들을 협박하거나 길거리에서 중학생을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A씨에게는 특수협박·사기·재물손괴 등 모두 8개의 죄명이 적용됐다.

이날 황토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A씨는 “해병대에서 군대 생활을 했고 평소 봉사활동도 많이 한다”며 “거기서(범행 장소 주변에서) 오래 살았다”고 말했다.

곽 판사가 “군 출신이면 더더욱 법에 위배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하자 A씨는 “죄를 짓지 않고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고 답했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아동 위협 사건에 대해)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면서도 “A씨의 다른 사건과 관련해서는 전반적으로 혐의를 인정하지만 일부 부인하는 내용이 있어 추후 인정 여부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 측 대리인은 “피해 아동은 ‘너무 무서웠다’며 처벌을 원하고 있고 부모도 A씨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과 19범인 A씨는 평소 해병대 전투복을 입은 채 전통시장을 돌아다녀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는 ‘해병대 할아버지’로 악명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