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김남희가 '스위트홈' '미스터션샤인'을 함께 한 이응복 감독에 대해 은인이자 무서운 선생님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소화했던 캐릭터 중 '재벌집 막내아들' 진성준 역할이 애착이 가장 크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tvN 월화드라마 '패밀리'(극본 정유선/연출 장정도)가 지난 23일 12부작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패밀리'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신분을 위장한 국정원 블랙 요원 남편과 정체를 숨긴 채 완벽한 가족을 꾸리고 있는 아내의 가족 첩보 코미디 드라마다. 1회에서는 시청률 4.9%(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유료 가구 기준)으로 시작해 최종회 3.2%로 끝을 맺었다.
배우 김남희는 극 중에서 권도훈(장혁 분) 강유라(장나라 분) 가족에게 찾아온 불청객인 조태구 역을 맡았다. 조태구는 과거 유라와 어두운 시절을 함께 한 인물로, 그의 등장으로 잔잔한 일상의 연속이었던 가족은 큰 변화를 맞이한다. 김남희는 조태구 역을 통해 긴장감 있으면서도 때로는 웃음을 유발하는 코미디 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섞어가며 유쾌한 가족 첩보극을 완성시켰다. 특히 강유라의 딸 권민서(신수아 분)과 삼촌 조카 케미스트리를 선보이며 훈훈한 재미를 안겼다.
김남희는 지난 2014년 영화 '청춘예찬'으로 데뷔해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한 神 - 도깨비'로 처음 얼굴을 알렸다. 이어 '미스터 션샤인'에서 모리 타카시 역을 맡으며 눈도장을 찍었으며 당시 이응복 감독과의 인연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독실한 개신교 신자 정재헌으로 출연해 진한 인상을 남겼다. 엘리베이터에서 장렬하게 죽음을 맞이했던 장면은 '스위트홈' 인기와 더불어 오랫동안 회자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당당한 재벌 3세이지만 내면으로는 결핍과 불안한 모습을 가진 진성준 역으로 연이어 히트치며 꾸준히 눈도장을 찍고 있다.
뉴스1은 24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미스터 션샤인' 이후 '스위트홈 '재벌집 막내아들' 그리고 '패밀리'까지 쉬지 않고 연기 활동을 이어오는 김남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N인터뷰】①에 이어>
-이응복 감독과의 인연으로 했던 '스위트홈'과 '미스터 션샤인'이 자신의 대표작인데, 김남희에게 이응복 감독이란 어떤 분인지.
▶이응복 감독님은 저에게 질타를 많이 해주신다. 배우로서 연기적으로도 그렇고, 외모관리적으로도 그렇고 많은 관심을 주신다. 이응복 감독님과 촬영할 때마다 작품이 잘 나온다. 저에게는 은인 같은 분이기도 하고 기회를 주신 분이다. 앞으로도 같이 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 같이 하고 싶다. 되게 친하고 편하지는 않는다. 학교 다닐 때 무서운 선생님 같은 분이다. 그런데 저 사람 수업을 들어야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는, 저에게는 그런 분이다. '스위트홈' 때 너무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그때 죽는 장면을 작가, 감독님이 저와 같이 회의했다. 제 아이디어를 잘 받아주시기도 했다.
-'패밀리' 조태구가 쉬우면서 어려운 캐릭터였을 것 같다.
▶처음 대사를 할 때 '재벌집 막내아들' 진성준과 비슷한 느낌이 나왔다. 진성준 같은 태도가 나와서 감독님도 걱정하셨다. 억양이나 말투를 최대한 깔끔하고 담백하게 연기해주기를 바랐다. 저도 그게 맞는 것 같았다. 진성준은 여유있고 높은 직업의 사람이었어서, 깔고 보는 말투가 있었다. 조태구는 군인 같은 느낌도 있어야했다. 처음에는 그 부분 때문에 고생했다. 감정표현을 크게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무덤덤하게 갈 수 있는 캐릭터였는데, 담백하게 연기를 해도 감정 전달이 잘 되어야 했다. 이 부분을 주의하면서 연기했다.
-'미스터 션샤인'부터 잘된 작품이 많다.
▶그게 엄청난 타율이다. '미스터 션샤인' '스위트홈' '재벌집 막내아들' 등 그 정도 흥행하는 작품을 2년 주기로 하는 것도 복이다.
-과거와 달리 어떤 변화를 느꼈나.
▶다작을 하게 된 이후에 집중력이 떨어졌다. 연기도 100% 노력했을 때와는 달리 수준 낮은 연기가 나오니 반성하는 마음이 크다. 일단 작품수를 줄이자고 생각해서 하는 작품에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 그게 더 경쟁력있고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작을 해서 돈을 벌거나 수익이 나면 좋다. 그게 오래가는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니, 작품을 줄이고 집중을 하자는 게 요즘 가진 생각이다. 작품을 많이 안 찍어도 인상깊고 좋은 캐릭터를 만드는 게 낫지 않나. 예전만큼 간절하고 열정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차기작은 촬영 중인가.
▶새 드라마 '가스라이팅' 작품을 하는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다.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입장이다. 그 캐릭터를 열심히 해서 다른 모습으로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그 작품을 연말까지 찍을 예정이다.
-'미스터 션샤인' 이후 큰 변화를 느꼈을 것 같은데, 주변 환경의 변화는 어땠나.
▶일단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주신다. 지금은 거리를 갔을 때 먼저 알아봐주시는 데에서 가장 크게 느낀다. 가장 느낀 것 중에 하나는 누군가 이제 저에게 연기 지적을 안 한다. 점점 지적이 줄고 저 배우가 알아서 하겠거나 생각하는 거다. 저는 알아서 잘 하지 못하는데, 누군가 나에게 연기 지적을 안하는 건 위험한거다. 신인 때는 조금만 못해도 바로 혼났다. 촬영장에서 대사를 까먹으면 바로 혼났는데 요즘은 대사를 까먹어도 안 혼낸다.
앞으로 집을 사야할 것 같다. 돈을 모아놓지 못했다. 어디에 투자를 하지도 못하니 계속 일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한다. 지금 할 줄 아는 것은 이것 밖에 없으니 열심히 해서 먹고 살아야한다. 배우에게는 누구나 좋은 작품에 출연해서, 흥행 시켜서 히트작을 만들고 영화제, 할리우드에 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이제 저는 그런 욕심이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2년, 1년 주기로 히트작을 한번씩 해서 경쟁력 있는 배우로 남고 싶다.
-그동안 했던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갔던 캐릭터는.
▶'재벌집 막내아들' 진성준이 가장 애착이 간 인물이다. 제 예상대로 연기를 잘 못했고 아쉬운 부분도 많다. 남들 앞에서는 카리스마있고 듬직한데 혼자 있을 때는 한없이 나약해지는 모습이다. 그 캐릭터를 좋아했고 애착이 갔다. 개인적으로는 연기가 많이 아쉬웠다. 스스로 반성을 많이 했는데 그 캐릭터로 섭외가 많이 들어왔다. 나는 그 캐릭터가 괴로운데 그것을 해야 돈을 벌 수 있고, 배우로서 실패한 느낌이 있는데 생계로 먹고 살아가야 했다. 잃은 것은 잃은 것이지만 챙길 것은 챙기자고 생각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