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생일 앞두고 뇌사 빠져
평소 나눔 뜻 마지막까지 이어가
평소 나눔 뜻 마지막까지 이어가
길씨는 지난 4월 23일 교회에서 밖으로 나가려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돼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족은 길씨가 평소 나눔을 실천했고, 죽으면 흙으로 가는데 마지막 떠나는 길에 기증을 통해 다른 이를 살리고 싶다고 했기에 그 뜻을 따르고자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4월 24일 길씨의 생일잔치를 위해 모였고, 생일날 병상에 누워있는 모습에 모두 안타까워 했다.
길씨는 충남 금산에서 4남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어머니를 도와 동생 5명을 챙기며 어려운 가정을 함께 꾸렸다.
길씨는 홀로 자식을 키우며 고생한 103세 어머니가 치매 증세를 보이자 집으로 모셔 봉양 중이었다. 또 심장이식 수혜를 받은 동네 친척이 거동이 불편하자 15년 넘게 식사와 집안일을 돌봐주었다.
길씨는 젊은 시절 겨울에 연탄을 갈다가 연탄불 위 뜨거운 물에 얼굴부터 몸 전체가 3도 화상을 입었고, 인공관절수술을 해 거동이 쉽지 않은 몸에도 남들을 위한 나눔과 봉사를 멈추지 않았다.
딸 이주하씨는 "엄마 딸로 47년을 살 수 있어서 고맙고 행복했다"며 "13년 전 세상을 떠난 남동생과 만나 행복한 시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문인성 원장은 "본인이 아프고 힘든 것을 알기에 주변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살피고 보살핀 길금자씨의 따뜻한 삶에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마지막 삶의 끝에서 나눈 희망은 새로운 생명으로 밝게 피어나, 세상을 환하게 밝힐 것이라 생각한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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