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24일(이하 현지시간) 시장의 대세는 확실하게 인공지능(AI)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엔비디아가 이날 장 마감 뒤 공개한 1·4분기 실적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특히 AI 반도체의 높은 마진이 확인됐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3% 줄었지만 순익은 26% 폭증했다.
게이밍 반도체 부문 고전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수익성을 대폭 높인 것으로 보인다.
깜짝 실적에 힘입어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7% 넘게 폭등했다.
매출 줄었지만, 순익은 폭증
이날 실적발표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엔비디아의 높은 마진이었다.
1·4분기 매출, 순익 모두 시장 전망을 웃돌기는 했다.
매출은 71억9000만달러, 순익은 20억달러(주당 1.09달러)였다.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는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리피니티브 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65억2000만달러 매출에 주당 0.92달러 순익을 전망했다.
매출과 순익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매출은 실제로는 1년 전보다 13% 줄었다.
반면 순익은 26% 폭증했다.
매출 감소 속에 순익이 폭증한 것이다.
AI 반도체가 깜짝 실적 이끌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반도체가 이날 어닝 서프라이즈의 주역이라고 설명했다.
AI 반도체가 사용되는 데이터센터 부문의 높은 실적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데이터센터그룹 매출은 시장 예상치 39억달러를 크게 뛰어넘는 42억8000만달러에 이르렀다. 전년동기비 14% 늘었다.
엔비디아는 클라우드 업체들과 대형 소비자 인터넷 업체들이 자사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를 늘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픈AI의 챗GPT 같은 생성형AI 애플리케이션을 훈련하고 배포하는데 엔비디아 GPU를 사용하고 있다.
게이밍 반도체 매출은 40% 급감
반면 예상대로 엔비디아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게이밍 반도체는 경기둔화 속에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PC 그래픽카드를 포함해 게이밍 반도체 부문 매출은 1년 전보다 38% 급감한 22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다만 시장 전망치 19억8000만달러보다는 많았다.
한편 엔비디아의 자율주행자동차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자동화 부문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이 전년동기비 두배가 넘는 114% 폭증했다.
다만 매출액 규모는 3억달러에 못 미칠 정도로 아직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28% 폭등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0% 가까이 폭등했다.
정규거래를 전일비 1.50달러(0.49%) 내린 305.38달러로 마감한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가 이뤄진 시간외 거래에서 폭등세로 돌아섰다. 정규거래 종가보다 84.92달러(27.81%) 폭등한 390.30달러로 치솟았다.
엔비디아는 정규거래 마감가를 기준으로 올들어 주가가 두 배가 넘게 올라 109% 폭등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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