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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싶지만, 출산은 고민" 초저출산 개선 어려운 이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6 05:00

수정 2023.05.26 05:00

한 어린이가 북마켓에서 책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 어린이가 북마켓에서 책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결혼은 하고 싶지만, 아이 낳기는 고민이 돼요." 다수의 청년들은 결혼 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안정적인 삶을 즐기고 싶지만 출산은 고민된다는 의견이 많다. 청년들이 출산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남녀 공통적인 출산 기피 원인은 '금전적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고공행진하는 물가와 집값, 주택대출에 대한 이자부담으로 나가는 돈이 많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인구학) 명예교수는 남녀의 임금격차, 과도한 노동, 교육열 등을 꼽으며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병원 신생아실의 빈 아기 침대. /사진=뉴스1
한 병원 신생아실의 빈 아기 침대. /사진=뉴스1

초저출산 현상 발생시 개선 쉽지않아

인구학에서 합계출산율이 인구대체수준인 2.1명 아래로 내려가면 '저출산(low fertility)', 1.3명 이하로 3년 이상 지속되면 '초저출산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02년 합계출산율 1.18명을 기록한 후 20년간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2022년 합계출산율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10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꼴찌다. OECD 평균 1.59명(2020년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 1명이 안되는 유일한 국가다.

오창석 무궁화금융그룹 회장은 "초저출산을 저출산과 구분하는 이유는 초저출산 현상이 발생하면 출산율이 다시 올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인구증가 정책의 전제는 생산인구를 유지하는 인구구조가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생아 수는 2020년부터 30만명대가 무너져 2022년에는 24만9000명을 기록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에는 100만명대에 달했지만 2001년 50만명대, 2002년 40만명대로 줄었다.

2016년까지 40만명대를 유지했지만 2017년 30만명대로 떨어진 후 3년만인 2020년부터 20만명대로 내려앉으면서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2020년에는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상회해 인구가 줄어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했다.

최근 방한한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2006년 유엔 인구포럼에서 한국이 '1호 인구소멸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저출산은 결혼, 과한 노동, 교육열 등을 꼽으며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스웨덴 등 북유럽, 영어권 국가는 점진적 경제 성장, 직업·노동의 유연성, 대규모 이민자 수용, 비혼·동거 출산 일반화, 일과 삶의 균형 등이 특징인데, 이와 다른 동아시아는 사회·문화적 환경이 출산을 저해한다고 했다.

한국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 가부장제의 가족 중심주의, 임금격차가 크고, 과도한 업무시간과 입시 과열 등이 출산율이 낮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인구학) 명예교수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주최로 열린 '저출산 위기와 한국의 미래 : 국제적 시각에서 살펴보는 현실과 전망'을 주제로 열리는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인구학) 명예교수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주최로 열린 '저출산 위기와 한국의 미래 : 국제적 시각에서 살펴보는 현실과 전망'을 주제로 열리는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저출산 대책 정책효과 미미

저출산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경제성장과 발전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0년 72.1%인 생산연령인구(15~64세) 비중이 2050년 51.1%로 줄어드는 반면, 고령인구(65세 이상)는 이 기간 15.7%에서 40.1%로 크게 늘어 노동공급이 줄어 성장률이 떨어진다는 전망이다.

우리 사회에 '저출산'이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합계출산율이 1.18명을 기록하며 초저출산 현상이 발생한 2002년 무렵부터다.

저출산·고령화가 공론화되면서 2003년 10월 노무현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대책 추진을 위해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기획단 내 '인구고령사회대책팀'을 설치했다. 2004년 2월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를 민간위원장 체제로 출범했다. 이후 2005년 5월 저출산·고령화기본법이 제정돼 같은해 9월 대통령이 위원장이 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출범했다.

2006년부터 실시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4차 기본계획이 실시 중이며, 그간 약 28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재정이 투입됐지만, 정책효과는 미미했다는 평가다.

비싼 양육비도 걸림돌

다수의 청년들은 결혼은 하고 싶지만 출산은 고민된다는 의견이 많다. 청년들이 출산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남녀 공통적인 출산 기피 원인은 '금전적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고공행진하는 물가와 집값, 주택대출에 대한 이자부담으로 나가는 돈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양육비가 가장 비싼 국가다.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DW)는 최근 한국은 만 18세까지 자녀 양육비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7.79배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1위라고 밝혔다.
한국의 저출산 원인은 높은 양육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교육비 비중이 가장 큰데 부모는 자녀 1인당 매달 사교육비 52만원를 지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부모의 양육비는 중국(GDP의 6.9배), 일본(4.26배), 미국(4.11배)에 비해 크게 높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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