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부진으로 일찍이 감소세
최근 불법 자전거래 의혹서 활용
자금 이탈 가속화 될 수 있단 우려 나와
최근 불법 자전거래 의혹서 활용
자금 이탈 가속화 될 수 있단 우려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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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일임형 랩어카운트 평가금액(계약자산)은 110조82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1월말(110조7944억원) 이후 5년2개월 만에 최저치다. 월 단위로 따져보면 지난해 9월부터 7개월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며 39조5757억원이 증발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 투자 성향 및 목적에 맞게 투자금을 굴려주는 자산관리(WM) 서비스다. 포트폴리오 구성, 자산 리밸런싱, 매매까지 운용역이 맡는다. 국내외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해 채권, 금, 리츠(REITs), 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을 단일 계좌에서 투자하고 공모펀드 대비 운용방식이 자유로운 게 특징이다.
약세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고객이 운용 현황을 실시간 조회할 수 있는 장점까지 갖추면서 지난해 3·4분기까진 수요가 몰렸다. 하지만 금리가 추가 상향되면서 주식과 채권 시장이 동시 부진을 맞았고, 펀드 대비 편입종목이 적은 만큼 변동성에 오롯이 노출되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 상대적으로 비싼 수수료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투자금 회수가 단행됐다.
신탁에선 이와 달리 자금 유출입 흐름이 다소 들쭉날쭉하나, 결국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단 점에선 같다.
특정금전신탁 수탁총액은 지난해 11월 603조2647억원 기록 후 12월 그 수치가 572조2472억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1, 2월 600조원대로 올라오며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3월 576조4141억원으로 재차 내려앉았다.
특히 은행 대비 증권사 타격이 컸다. 은행 수탁액은 지난해 11월말 337조2867억원에서 4개월 뒤인 3월말 338조4734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증권사의 경우 같은 기간 251조9010억원에서 222조9241억원으로 11.5%(28조9769억원) 줄어들었다. 특히 채권형에선 이 기간 4조원 넘게 이탈했다.
신탁은 금전·재산·종합재산으로 구분된다. 부동산이 포함된 재산신탁은 과반을 부동산전업신탁사가 맡고 있으며, 종합재산신탁은 전체에서 비중이 미미하다. 돈을 맡기는 금전신탁 부문에서 은행 증권 간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역시 금리 인상 여파를 피하지 못하면서 이 같은 결과를 맞았다. 여기에 금감원이 지난 2월 업무계획 중 하나로 증권사 신탁·랩 채권파킹 및 자전거래 등 불건전 영업행위 및 위험요인을 검사하겠다고 나섰다.
특정금전신탁은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고, 원금이 100%로 보장되는 상품도 아닌 탓에 투자자들 사이 불안감이 형성됐다. 4월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수탁액 회복은 힘들단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금감원 검사도 지속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랩·신탁 시장 동향, 환매대응 특이사항 등을 면밀히 살펴봐왔고 회사별 수탁고, 증가 추이, 수익률 및 듀레이션 등을 고려해 검사 대상을 선정하고 이달 초부터 현장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 실시하고 있는 2개사 외에도 기선정된 회사들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검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다만 위법사항이 적발될 경우 엄단할 계획이면서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검사 및 조치하겠단 입장이다.
KB증권은 단기 투자 상품인 랩어카운트와 채권형 신탁을 통해 받은 자금을 장기채권에 투자해 운용하는 등 ‘만기 불일치 자산운용’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짧은 만기를 가진 안전 자산에 투자하겠다며 법인 고객 자금을 모집한 뒤 약속과 달리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장기채에 투자했단 문제제기로, 만기 도래 혹은 중도 해지 고객에겐 새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연명했단 주장이다. 이는 불법 영업행위에 해당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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