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생사 여부도 모른다"... 신뢰 잃은 '대한민국명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5 16:16

수정 2023.05.25 20:55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각 업계별 전문가들을 장려하기 위해 '대한민국 명장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선정만 하고 체계적 관리는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작 명장들의 활동 상황이나 생존 여부 등에 대해서도 확인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명장 680명 생사·현업 활동 여부 알기 어려워

25일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선정된 대한민국 명장은 38개 분야 92개 직종에서 총 680명이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는 매년 7억92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대한민국 명장이라는 칭호는 숙련기술장려법에 따라 산업 현장에서 최고의 숙련 기술을 보유하고 15년 이상 해당 분야에 종사한 사람 가운데 숙련 기술발전과 지위 향상을 위해 크게 기여한 기술인에게 주어진다.
선정자에게는 대통령 명의의 증서와 휘장, 명장패가 수여된다. 또 일시장려금 2000만 원을 받고 매년 계속 215~405만원의 종사 장려금도 지급된다.

법을 기반으로 정부가 명장을 선정하고 있지만 사후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명장들의 생존 여부를 조사한 자료는 없다. 선정된 현업에 종사하는지 여부도 알 수가 없다.

실제 지난해 기준 장려금을 받는 명장은 384명인 점을 고려하면 나머지 명장은 300여명은 현업에 종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려금은 재직증명서나 사업자등록증을 제출하는 등 현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대한민국 명장 생존 여부나 현업 종사 여부 확인을 위해서는 개인정보 조회를 위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나 현재 숙련기술장려법에는 개인정보를 조회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명장제도 관리방안 마련해야"

때문에 명장 제도를 점검하고 전반적인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2년 대한민국 김치 명장 1호로 선정된 김순자 대표도 지난해 불량한 재료로 김치를 만들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명인·명장 칭호를 스스로 반납한 바 있다.
당시 '김치 명장의 김치'로 유명세를 얻은 한성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외에도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명장에 선정된 경우나 명장으로 선정된 사람이 품위 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명장 칭호를 박탈당한 사람은 현재까지 2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상품을 선택할때 소비자가 접하는 정보가 정확해야 하는데, 명장 제도가 관리가 제대로 안돼 신뢰를 잃는다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의 몫이 된다"라며 "국가가 보증하는 '명장' 제도의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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