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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화로 美 규제 뚫은 한국형 위성… 우주기술 독립 첨병 [K-민간 항공우주시대 개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5 18:24

수정 2023.05.25 22:05

천문연구원 개발한 도요샛 4기
서방 미사일통제 첫 예외 적용
국산화율 최고 수준 소형위성2호
핵심부품·장비기술 자립화 성공
민간기업 큐브위성도 검증대에
국산화로 美 규제 뚫은 한국형 위성… 우주기술 독립 첨병 [K-민간 항공우주시대 개막]
자체 개발한 인공위성을 실은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위성발사 서비스 시대를 열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에 미국의 위성발사 규제완화와 함께 규제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도요샛이 미국을 주축으로 서방 7개국에 의해 마련된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와 미국 국무부의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의 예외를 인정하게 된 첫 사례가 됐다. 아울러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ITAR 프리'를 상징한다. 향후 인공위성 수출이나 개발에 미국 의존도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요샛, 규제 예외 첫 사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25일 "외교적 협력을 통한 ITAR 완화 노력과 함께 부품 자립화를 위한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우주기업들도 위성 핵심부품 국산화를 위해 이번 큐브위성처럼 기술검증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미 우주협력과 규제완화를 상징하는 도요샛의 성과는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순방보다 약 5개월 먼저 이뤄졌다.
천문연구원 이재진 우주과학본부장은 "거대한 댐도 작은 구멍에서 시작되듯 도요샛의 예외 허용을 계기로 과학기술 협력을 내세우면서 미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하다 보면 ITAR도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편대비행 성능을 검증할 4기의 도요샛은 2022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발사장에서 러시아 소유스-2 로켓으로 발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무산되자 누리호로 발사체가 변경된다는 것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알리자 공동협력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도요샛에 ITAR에서 규제하는 핵심부품이 들어가 있지 않지만 MTCR에서 아직 인정하지 않는 누리호에 실린다는 이유였다. MTCR은 인공위성 발사와 관련된 발사체의 기술전파를 통제하는 규정이기 때문에 MTCR에서 인정되지 않는 발사체를 사용,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은 규정에 위배된다. NASA와의 공동연구도 상호협력과 국제적 과학기술협약에 의해 이뤄진다. 그러나 인공위성 발사와 관련해 MTCR 규정을 위반하는 발사체를 사용할 경우 해당 발사체의 발사 및 기술전파가 문제가 될 수 있어 이로 인해 공동연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천문연구원은 미국에 도요샛이 우주과학 연구용일 뿐이라고 피력했다. 결국 천문연구원은 지난해 12월경 미국 국무부에서 허락했다는 연락을 받고 윤석열 대통령 순방에 맞춰 NASA와의 개정된 연구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국산화로 ITAR 통제 탈피

차세대 소형위성 2호와 민간기업이 만든 3대의 큐브위성은 핵심 부품과 장비를 국산화해 완성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SIT) 장태성 단장은 "우선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국내에서 운용하는 위성 중 국산화율이 가장 높으며, ITAR 규제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유럽에 의존하고 ITAR의 규제를 받고 있는 위성 제어부품 '반작용 휠'과 '제어 모멘트 자이로(CMG)'를 차세대 소형위성 1호와 성능검증위성에서 기술검증을 마치고 국산화했다. 이 때문에 누리호 3차 발사계획에서 가장 먼저 탑승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또 져스텍의 JAC는 우주용 카메라와 자세제어 부품을 검증한다. 루미르의 루미르-T1은 우주방사능에 의해 위성 컴퓨터가 오작동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규명하고 안전한 컴퓨터를 만들기 위한 실증이 이뤄진다.
카이로스페이스의 KSAT3U는 다누리처럼 '편광촬영'을 하고 임무를 마치면 조기 궤도이탈 후 대기권에서 태워 없애는 우주쓰레기 해결방법을 검증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검증된 우주부품은 해외수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카이로스페이스 김양수 본부장은 "위성 부품은 무엇든지 하나하나가 헤리티지가 있느냐, 실적이 있느냐 없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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