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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올라갈 뻔 했어요. 김범석? 포수 시켜야죠” … LG는 급하지 않다. 30홈런 초대형 포수를 원하니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6 11:03

수정 2023.05.26 12:18

퓨처스 홈런 6개로 단독 1위
어깨 부상으로 현재 포수 훈련은 전혀 못하고 있는 상태
이번 이재원 부상때 이주형과 함께 1군 콜업도 고민
LG 내부에서는 거포형 주전 포수로 키우겠다는 결심
황병일 감독, 윤요섭 코치의 집중 조련 받고 쑥쑥
LG는 김범석에게 타격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홈런왕 포수의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사진 = 전상일 기자)
LG는 김범석에게 타격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홈런왕 포수의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사진 = 전상일 기자)


[이천(경기) = 전상일 기자] 이재원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다. 하지만 LG는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왜냐하면 이천에는 좋은 선수들이 줄줄이 대기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LG의 뎁스는 탄탄하다. 이번에 이재원의 대체자로 LG는 이주형이 올라갔다.
당초 9월 콜업의 계산이었으나, 이주형이 전역 후 3개월의 재활 프로그램을 모두 마쳤고, 최근 퓨처스에서의 기록(0.352)이 매우 빼어났기에 그를 올렸다.

그런데 이번 콜업 대상에 김범석도 포함되어있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목동에서 만난 백성진 LG 스카우트 팀장은 “이재원이 부상이었을 때 비슷한 유형의 김범석과 외야수이면서 최근 컨디션이 좋은 이주형 중에 고민을 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은 김범석은 차기 주전 포수감으로 뽑았다. 아무리 방망이가 좋아도 포수를 시켜야죠”라면서 웃기도 했다.

포수에 대한 의지는 김범석 본인 스스로도 강하다. 김범석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어깨부상 때문에 아직 한 번도 포수 마스크를 써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제 서서히 포수 훈련을 시작하려고 하니까 기대해달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도 거포도 좋지만 포수로 크고 싶다는 욕심을 넌지시 내비쳤다.

현재 김범석은 윤요섭 배터리 코치와 황병일 감독의 지도 아래 쑥쑥 크고 있다. LG는 모두 다 계획이 있다 (사진=전상일)
현재 김범석은 윤요섭 배터리 코치와 황병일 감독의 지도 아래 쑥쑥 크고 있다. LG는 모두 다 계획이 있다 (사진=전상일)


김범석은 현재 퓨처스에서 무려 6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리고 있다. 타격은 퓨처스에서는 단연 톱이다. 그리고 LG도 김범석의 타격이 퓨처스에서 머무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얼마전 한화에서 “퓨처스에서는 김서현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타자가 없다”라고 했던 것 만큼, 신인 김범석에게도 퓨처스 무대는 좁다. 하지만 수비 포지션이 없는 상태에서 타격 하나만으로 1군 무대에 올라가면 말 그대로 수비위치가 없는 반쪽짜리 선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LG에서는 있다. 그런 기대로 뽑은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범석은 타격에 있어서는 타고났다. 타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몸에 비해 정말 유연하다. 그리고 공을 띄우는 선천적인 능력을 타고났다”라고 말했다. 동료 포수인 김성우가 "재원 선배나 범석이가 옆에서 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기가 죽는다. 나도 타격이 밀린다고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이 친구는 다르다. 그래서 나는 수비를 더 악착같이 했다"라고 말할 정도다.

김범석 본인 스스로도 “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치는데 잘 넘어간다”라고 말할 정도로 타격에 큰 재능이 있다. 여기에 청소년대표시절 김동헌(19, 키움)보다 블로킹이나 프레이밍은 아쉬운 평가를 받았지만, 2루 송구에 있어서는 좋다는 평가를 받은만큼 수비가 웬만큼만 되어도 충분히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LG는 김범석이 포수로 크길 바라고 있다. (사진 = 전상일 기자)
LG는 김범석이 포수로 크길 바라고 있다. (사진 = 전상일 기자)


김범석은 황병일 감독과 윤요섭 코치의 집중적인 조련을 받고 있다. 황 감독은 매일 김범석을 데리고 산책을 다니고, 대화를 하며 그를 독려하고 있다.

분명히 유혹이 있을 수 있다. 워낙 방망이 실력이 출중하기 때문이다. 타격도 재능이다. 이만한 타격 재능의 선수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LG에는 이미 1군 홈런왕 포수가 있다. 타격이 되는 포수가 얼마나 좋은지 LG가 누구보다 더 잘안다. 올라간다고 한들 김범석의 역할은 정해져있다. 대타 혹은 지명타자다.

그래서 더 큰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박동원이 있을때 조금 더 담금질을 하고 싶다.

LG가 원하는 것은 20홈런의 지명타자가 아니다.
40홈런을 때리는 이만수, 박경완급 포수를 원한다. LG는 원대한 꿈이있고, 다 계획이 있다.


LG가 지금 선두를 내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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