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LG의 파죽지세가 계속되고 있다. 어디까지 LG의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주중 SSG 랜더스와의 진검승부에서 위닝시리즈를 가져간 자신감이 그대로 광주로 이관되었다. LG는 5월 26일 광주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기아와의 경기에서 박동원의 홈런포와 플럿코의 활약을 앞세워 5-3으로 승리했다. 5월 들어서 엄청난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더 무서운 것은 아직도 LG는 힘을 비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승부는 6월이라고 말하면서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도 힘을 비축중인 LG, 모든 구단이 인정하는 무시무시한 뎁스
LG 트윈스의 올 시즌 가장 큰 강점은 무시무시한 뎁스다. 이미 시즌 전부터 예견되었던 부분이다. 소위 말하는 안우진급의 S급 에이스는 없다. LG 팬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하지만 또 하나 없는 것이 있다. ‘대체불가 자원’이라는 말이 LG 트윈스에는 없다. LG의 숨막히는 뎁스는 모든 포지션을 충원하고도 남음이 있다.
주전 마무리 고우석이 빠졌지만, 박명근이 그 자리를 고우석만큼 훌륭하게 메우고 있다. 박명근은 이미 리그에서 손꼽히는 클로저다. 정우영도 페이스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민호가 빠졌지만, 빠진 티도 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민호가 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해야할 정도다. 김윤식 같은 왼손 투수도 이상영이 곧 돌아오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구원에서는 함덕주가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홈런 1위의 포수 박동원이 빠진다고 해도 LG는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다.
김기현, 허도환이 있고 김성우도 퓨처스에서는 도루저지 1위의 A급 수비를 펼치고 있다. 박동원이 빠진 공격력이 아쉽다 싶으면 김범석을 불러올리면 된다.
문성주가 리그 타율 1위, 홍창기가 타율 4위에 올라있지만, 그가 빠진다고 한들 LG의 외야는 감당할 수 있다. 퓨처스리그 폭격을 한 호타준족 이주형이 1군에 콜업되었지만, 아직 경기에 나서보지도 못하고 있다. 홍창기, 문성주, 오스틴 딘, 이재원, 박해민이 돌아가면서 외야를 봐야할 정도다. 잠깐 방심하면 자리가 없어진다.
문보경이나 오지환이 빠진다고 해도 김민성같은 선수가 있다. 퓨처스에서도 충분히 이를 할 선수들을 계속 준비 중이다. 며칠 전 김성우나 송대현을 불러올려서 함께 훈련을 해본 것도 그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이 이런 비상 시국에 올릴 수 있는 선수인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는 것이다. 2군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부분도 있다. 송대현은 수비 하나만큼은 충분히 오지환을 대체할 수 있다.
김성진 같은 경우 퓨처스 내부에서도 “타격에 눈을 떴다”라고 말할 정도로 좋아졌다. 상무의 이영빈은 다른 모든 구단이 탐낼 정도의 특급 내야 자원이다.
이러한 뎁스를 구축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이천과 스카우트의 힘의 융화다. 현재 LG의 퓨처스리그는 보고 그 자체를 믿어도 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구단 내부에서도 신뢰를 받고 있다. 강효종을 내려가고 올라온 이지강이 5선발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대성공을 거두고 잇는 신인드래프트. 하위순번 성공신화 가장 많아
최근 신인 드래프트도 현재까지는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2018드래프트에서 1차 선린고 우완 김영준, 2차 1번 장충고 우완 성동현, 2차 2번 서울고 외야 이재원, 2차 7번 선린고 내야 송찬의, 2차 10번 강릉영동대 외야 문성주를 수급했다.
레전드로 남아 있는 2019드래프트에서는 1차 동아대 우완 이정용, 2차 1번 부산고 좌완 이상영, 2차 2번 서울고 정우영, 2차 3번 신일고 내야 문보경, 2차 6번 동국대 내야 구본혁 ,2차 8번 광주진흥고 좌완 임준형을 지명했다.
2020드래프트에서는 1차 휘문고 우완 이민호, 2차 1번 광주진흥고 좌완 김윤식, 2차 2번 경남고 내야 이주형 , 2차 3번 해외파 내야 손호영을 지명했다. 2021 드래프트에서는 제2의 좌타 내야수 세광고 이영빈을 수급했고, 2022 드래프트에서는 경남고 좌완 김주완, 배재고 포수 김성우와 성남고 포수 이주헌, 서디고 사이드암 최용하를 지명했다.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는 경남고 김범석, 성남고 김동규, 라온고 박명근을 지명했다. 모두 LG팬 들이 이름을 아는 선수들이다.
최근 5년내에 뽑은 선수들 중 이렇게 1군 무대를 많이 밟아본 팀은 LG가 유일하다.
염경엽은 이천을 신뢰하고 퓨처스와의 연계가 유연하다
LG는 이천에 수백억을 투자했다. 10개 구단 가운데 압도적인 시설을 자랑한다. 쓸 수 있는 운동장이 무려 4개다. 웬만한 고교보다 큰 돔 연습장도 있다. LG 염경엽 감독은 역대 모든 감독 중에서 손꼽힐 정도로 2군을 유연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 덕분에 LG는 1번부터 9번까지 물샐틈 없는 타선을 구축했고, 1~5선발까지 짜임새 있는 선발진을 구성했다. LG의 숨이 막히는 선수층에 많은 구단 관계자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다.
현재 많은 구단이 LG에 트레이드를 타진하고 있다. 좋은 자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LG는 급하지 않다. 내부에서도 충분히 모든 자원을 수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특급이 아니면, 굳이 할 이유가 없다고 차명석 단장은 공공연하게 밝혔다. 사실상 트레이드 불가 선언이다. 주전급이 아닌 이상 LG 내부의 자원이 타 팀 자원보다 낫다는 자신감으로 비칠 수도 있다.
단기전은 몰라도 장기레이스에서는 뎁스 = 순위라는 등식이 그대로 성립한다. LG 트윈스가 쉽게 무너지기 힘든 이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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