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라는 거대 고객사 협력 확대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 거점으로 동반 성장 전략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세계 10위권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한국 내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대형 고객사 에 협력하고, 뛰어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 1위 기업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는 경기도에 메모리 장비 연구·개발(R&D) 센터를 건설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AMAT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어 매출의 17%가 한국에서 발생한다. AMAT는 수원, 용인, 화성 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팹 시설을 아우를 수 있는 도시를 센터 설립 부지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SM은 화성에 135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연구시설과 제조시설을 대폭 확충할 방침이다.
벤자민 로 ASM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유일하게 플라스마 원자층 증착(PEALD) 제품 생산과 연구개발(R&D)이 가능한 곳"이라면서 "1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2025년까지 경기 화성에 제2제조연구혁신센터를 신설하고 R&D센터와 생산 기지 규모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 CEO는 향후 추가 투자 가능성도 최대한 열어뒀다. 그는 "제2혁신센터 신설로 화성에 있는 부지는 여유가 없기 때문에 향후 투자를 위해서는 다른 지역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SM은 반도체의 원판인 웨이퍼가 전기적 특성을 갖도록 가공하는 '증착 공정'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이 분야에서 세계 1위 매출 규모와 기술력을 갖췄다. 첨단 공정 필수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 기업 ASML의 모태 기업이기도 하다.
ASML 역시 동탄에 1500명 수용할 수 있는 반도체 시설을 짓고 있다. 2400억원을 투자해 2024년 12월 입주하는 게 목표다. 한국지사 신사옥과 함께 재제조센터, 심자외선(DUV)·극자외선(EUV) 교육원, 체험관을 꾸린다.
특히 재제조센터는 장비 수리센터로 기존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의 고객사가 고장난 ASML의 장비를 고치려면 네덜란드로 장비를 보내야 했다면 이제 한국에서 장비를 수리할 수 있다.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 KLA도 지난 3월 말 용인에 트레이닝센터를 세웠다. 센터에서 자사 엔지니어·고객사를 대상으로 기술 교육과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일본 반도체 열처리 장비 업체인 고쿠사이일렉트론도 올해 평택 공장을 확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신문에 따르면 고쿠사이일렉트론은 수십억엔을 투자해 클린룸을 증설할 계획이다.
반도체 식각 장비를 제조하는 히타치하이테크도 올해까지 한국에 R&D 시설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제재로 중국이라는 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업계의 대형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의존도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중국 규제로 대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자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을 거점으로 삼는 추세"라며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세계 5위권 내 종합반도체기업 인근에서 함께 성장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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