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알뜰폰 업체들의 5세대(5G) 이동통신망 사용료 격인 도매대가 인하, 이통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점유율 제한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TE 도매대가는 기본료의 40%인 반면 5G 도매대가는 60%에 달해 이를 낮춤으로써 알뜰폰에서도 다양한 5G 요금제가 나오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하지만 알뜰폰 5G 요금제가 지금보다 더 저렴해지고 종류도 많아진다 해도 정부의 기대만큼 활성화될지는 의문이다. 알뜰폰 사용자 다수는 5G를 선호하지 않아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 5G 속도에 수시로 LTE로 전환되는 불안정성, 거기에 비싼 가격까지 거부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알뜰폰을 찾으면서 알뜰폰 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이통 3사는 당초 5G 속도가 20Gbps(초당 기가비트)에 이르는 것처럼 광고했으나 실제로는 약 3~4%인 656~801Mbps에 불과했다. LTE 속도와 비교하면 3.8~6.8배 수준이다. 이 때문에 5G 요금제가 많아진다고 해서 알뜰폰 소비자들이 5G 요금제로 넘어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알뜰폰 시장 경쟁 활성화를 원한다면 LTE 도매대가 인하가 어떨까.
알뜰폰 업체들에는 이게 더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 이통 3사도 LTE망은 이제 유지보수만 할 뿐 신규 투자비용은 들어가지 않기에 추가 인하 여력이 있을 수 있다. 적자를 면치 못하는 알뜰폰 업체에는 LTE 도매대가 인하가 흑자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알뜰폰 업체들이 앞다퉈 내놓는 '0원 요금제'도 이통 3사의 지원금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LTE 도매대가 인하 역시 이통 3사의 의지만 있다면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정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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