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국주의 상징' 등 논란에 軍 "국제적 관례상 문제 없어"
[파이낸셜뉴스]
국방부는 일본 함정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방한하는 게 '국제적 관례'라는 입장으로 이를 문제 삼지는 않을 방침이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통상적으로 외국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 또는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건 전 세계적으로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출범 20주년 고위급회의를 계기로 31일 시행하는 이번 '이스턴 앤데버23' 훈련은 지난 2010년과 2012년에 이어 우리 군의 주관으로 실시하는 세 번째 PSI 관련 다국적 훈련이다. 이번 훈련은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진행되며 한·미·일 3국과 호주, 싱가포르, 캐나다 등 6개국의 해상전력과 병력이 투입되며 수상함 7척 및 관련 항공기 6대가 참가한다. 다만 기상상황에 따라 훈련 일정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훈련 종료 후 마라도함에 승선해 왕건함, 밀리우스함, 하마기리함, 안작함, 5002함 순으로 훈련에 참여한 수상함을 사열한다. 하마기리함의 승조원들은 이 장관에게 경례를 할 예정이다. 우리 국방장관이 자위대 함정을 사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국제법 관습인 군함 간 예절에 해당된다"며 "과거에도 관함식 등에서 사열을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2010년 우리 군이 주관한 이 훈련 참가를 위해 부산항에 입항하기도 했으며 2012년엔 우리 군항에 입항하지 않은 채 우리 군이 주관의 해양차단훈련에 참가한 바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선 일본의 욱일기를 옛 나치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일장기의 태양 문양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햇살을 형상화한 '욱일기'는 1870년부터 옛 일본 육군의 군기로 쓰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아시아 각국을 침략하는 과정에서 이 깃발을 전면에 내건 군국주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1954년 자위대 발족 이후 자위대법 시행령으로 육상자위대 자위대기와 해상자위대 자위함기로 욱일 문양의 깃발을 정식 채택해 사용 중이다. 이 법에 따르면 자위대 선박은 자위함기를 일장기와 함께 게양해야 한다.
사실상 일본 해상자위대의 자위함기는 중앙의 붉은색 원을 조금 왼쪽으로 치우쳐 그렸단 차이만 있을 뿐 욱일기와 동일한 형상이기 때문에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자위함기를 매달고 우리 군항에 입항한 사실에 국내 일부 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1월 한국 해군 주최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도 초청됐지만, 한국이 욱일기 대신 일본 국기와 태극기만 게양하라는 요구에 일본이 반발해 행사에 불참했을 정도로 민감한 이슈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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