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인권센터 쪽방거주 현황조사
부산지역 쪽방 거주민 대부분이 거처를 자주 옮기고 있지만 이들 중 절반은 10년 이상 쪽방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형편상 사실상 주거 외 목적으로 지어진 곳에서 거주하는 경우도 많아 비주택에 대한 최소한의 입법적 기준을 제시하는 한편 장기적 관점에서의 역량 개발 등 비주택 거주민을 위한 개선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인권센터가 최근 발간한 '부산지역 비주택 거주민 현황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부산진구 쪽방상담소를 이용하는 쪽방 거주민 현황을 종합한 결과 현재 부산지역 쪽방 거주자는 약 910명으로 파악됐다.
쪽방 생활 기간을 묻는 질문에 '30년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13.5%였고 '15~30년'은 26.5%, '10~15년'은 10.0%를 각각 차지해 10년 이상 장기간 쪽방 생활자가 절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지를 1~3년마다 옮겨다니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의 쪽방에서 거주한 기간을 묻는 질문에 '1~3년'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2%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1년 미만' 21.0%, '5~10년' 19.5%, '15년 이상' 14.5%, '3~5년' 14.0%, '10~15년 미만' 9.0% 순이었다.
쪽방 생활의 가장 불편한 점으로는 단연 '비좁다'는 응답이 51.8%(복수응답)으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 '냉난방 취약' 50.3%, '화장실·취사실·세탁실 등 취약' 48.7%, '창문이 없거나 채광 부족' 42.7%, '쥐·바퀴벌레 등 위생상태 취약' 41.2%, '옆방·옆집·층간 소음' 34.2%, '습기 및 곰팡이' 32.7%, '통풍 부족 및 악취' 26.6% 등이 뒤따랐다.
보고서는 "조사한 비주택 주거 유형은 모텔, 여관, 여인숙 등 숙박업소 객실을 비롯해 고시원, 고시텔, 다가구주택 등과 같이 한 건물에 여러 사람이 밀집돼 숙식을 해결하며 거주하는 경우가 67.5% 이상이었고 심지어 일부는 판잣집이나 비닐하우스에서 거주하는 겅우도 있었다"면서 "국가는 비공식 주거지 거주자와 소통해 역량을 개발하고 여건을 개선하며 공동체를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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