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자책이 해킹당해 유출되는 초유의 탈취 사건이 발생했다.
30일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이날 “전자책이 해킹당해 유출되는 초유의 탈취 사건이 발생했습니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출협은 성명서에서 “지난 19일, 대형 온라인 서점인 알라딘에서 100만권의 전자책 파일이 탈취됐다는 뉴스를 접했고 알라딘도 이같은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출협은 “26일 현재 한국저작권보호원에서 확인한 바로는 이미 5000여종의 전자책이 3200여명이 모여 있던 텔레그램 오픈채팅방에 유출되어 1차 피해가 발생했다. 이 전자책들은 향후 몇십 년간 유령처럼 떠돌아다닐 것이고, 상품으로서의 가치는 사실상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출협은 “불법 유출된 파일을 다운받거나 유통하는 것은 범죄행위로서 출판생태계의 혼란에 일조하는 일이고, 불법유통자들이 그 파일들을 통해 바이러스를 심는 등 다른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니 절대 다운받거나 유통하지 말고 발견 즉시 관계 기관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지난 19일, 출판계는 믿기 힘든 소식을 접했습니다. 대형 온라인 서점인 알라딘에서 100만권의 전자책 파일이 탈취되었다는 뉴스였습니다. 믿고 싶지 않은 뉴스였지만, 알라딘은 결국 탈취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곧바로 수사가 진행되었지만, 피해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는 출판사나 저작권자는 정작 피해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탈취 경로는 어떻게 되는지 등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한 채, 온갖 소문만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5월 26일 현재 한국저작권보호원에서 확인한 바로는 이미 5000여종의 전자책이 3200여명이 모여 있던 텔레그램 오픈채팅방에 유출되어 1차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해당 전자책들은 향후 몇십 년간 유령처럼 떠돌아다닐 것이고, 상품으로서의 가치는 사실상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전자책 파일 유출은 종이책을 도둑맞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무한 복제가 가능하고, 시공간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탈취된 전자책 파일이 추가로 유출된다면, 출판계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재앙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출판사뿐만 아니라 전자책 유통업계 전체의 피해로 돌아올 것입니다. 이처럼 이번 전자책 탈취 사건은 그 파장과 피해를 예측하기조차 힘든, 그야말로 출판 산업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 수 있는 사건입니다.
디지털 콘텐츠의 특성상 사건 해결 속도가 생명입니다. 짧은 시간에 수많은 복제와 유통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이나 관련 기관들은 이 사건을 빠르게 수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알라딘은 사운을 걸고 이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기를 요구합니다. 출판계와 독자들의 신뢰로 성장한 알라딘은 그 신뢰에 답해야 합니다.
하지만 알라딘은 지금도 전자책 보안 상태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탈취 사건 이후 어떤 보안 조치를 취했는지 설명을 요청하는 우리의 목소리에 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불어 전자책을 비롯 디지털 콘텐츠를 다루는 업체들은 예방만이 최우선임을 다시 한번 자각하고 보안 점검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지난 5월 25일 전자책 유통 플랫폼(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리디북스, 밀리의서재, 북큐브, 카카오페이지)의 보안 책임자에게 현재 전자책 업계의 보안 상황에 대한 점검과 설명을 요청하는 자리에 나와달라는 공문을 전달했습니다.
전자책 유통업체는 출판계의 요구를 성실하게 수용해 업계에 퍼져나가는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나서주기를 바랍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없도록 출판계와 전자책 유통업체가 함께 보안 시스템을 점검하고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입니다.
아울러, 책을 아껴주고 사랑하는 독자들과 온라인 사용자들에게 절박한 심정으로 말씀드립니다. 불법 유출된 파일을 다운받거나 유통하는 것은 범죄행위로서 출판생태계의 혼란에 일조하는 일이고, 불법유통자들이 그 파일들을 통해 바이러스를 심는 등 다른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니, 절대 다운받거나 유통하지 말고 발견 즉시 관계 기관에 신고해주기를 당부드립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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