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혼합형·정책모기지 효과, 4월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 80.7%.. 26개월來 최고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30 16:13

수정 2023.05.30 17:53

2023년 한국은행 4월중 가중평균금리
(자료사진) /뉴스1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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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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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질적 구조 개선 등을 위해 고정금리, 변동금리 대출 비중 등을 신규 공표한 가운데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80.7%로 26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대출 금리로 잡히는 혼합형 대출 상품과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효과로 풀이된다.

혼합형 금리·정책모기지 효과에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 80.7%.. 이어질지는 '미지수'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80.7%로 전월대비 1.3%p 올랐다. 특히 2020년 2월 정책모기지인 제2차 안심전환대출이 취급된 2020년 2월(80.8%) 이후 가장 가장 높은 수치다.

박창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주담대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진 건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취급이 줄었지만 혼합형 주담대가 금리 메리트 부각으로 취급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혼합형을 포함한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19%로 전월대비 0.13%p 떨어졌다. 지난해 7월(4.13%) 이후 가장 낮다. 변동형 금리도 지난해 8월(4.41%) 이후 가장 낮은 4.46%를 기록했지만, 고정형에 비해서는 여전히 0.27%p 높았다.


당국이 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적은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를 추진 중인 가운데 잔액기준으로는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잔액기준 주담대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39.4%로 전월대비 0.8%p 상승, 2021년 8월(39.7%) 이후 가장 높았지만 여전히 40%를 밑돌았다. 지난해 3월 기록한 48.6%가 역대 최고치다.

잔액기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현저히 낮은 상황이지만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취급 효과로 향후에는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 박창현 팀장은 "예금은행의 잔액기준 통계에는 예금은행이 취급하고 주택금융공사로 양도한 정책모기지가 빠져 있어서 향후 이를 반영하면 잔액기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더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정기간 고정금리로 유지되다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대출 상품들도 있어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꾸준히 높아질 지는 미지수다. 실제 4월 가계대출 신규취급액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56.3%로 한달새 1.2%p 하락했다. 고정금리 대출 상품이 상대적으로 적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취급이 늘어난 영향이다. 주담대 이외 기타대출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신규취급액 기준 30%대 초반에 머물렀다.

박 팀장은 잔액기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신규취급액 기준과 비교해 크게 낮은 이유에 대해 "일정기간 경과하면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주담대 대출 비중이 높은 것도 한 요인"이라고 했다.

당국 "가계부채 질적 구조 개선" 고정금리 대출 확대 적극 나서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주담대 금리 유형은 크게 △시중금리 기준으로 주로 6개월 단위로 변동되는 변동형 △대개 5년간 고정금리가 적용된 후 변동형으로 전환되는 혼합형 △대출취급 기간동안 금리 변화가 없는 순수고정형이 있다.

현재 주담대 잔액 1012조 6000억원 중 변동형이 567조 4000억원으로 전체의 56.0%에 달한다. 순수고정형은 234조 1000억원으로 전체의 25.7%에 그치고 이마저 정책모기지 비중이 85.7%에 달해 정책금융 의존이 심하다. 은행 자체대출이 대부분(87.9%)인 혼합형 대출잔액은 211조원으로 전체 대출의 20.9%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융당국에서도 '가계부채 질적 구조 개선을 위한 고정금리 대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5일 △은행 자체 고정금리 대출 공급을 통한 유인체계 마련 △소비자 등 변동금리 위험인식 제고 및 고정금리 유인 강화 △정책금융기관 역할 다변화를 통한 민간 고정금리 대출공급 지원 등의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키로 했다. 새로운 고정금리 목표비중 행정지도를 실시하고 주택금융공사 등 기관 역할 다변화를 통해 민간 고정금리 모기지를 확대하는 방안 등이다.

한국은행에서도 이날 통계부터 주담대 중 고정금리 대출, 변동금리 대출 금리와 비중을 신규 공시하는 등 당국 정책에 발을 맞추고 있다. 또 △예금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 △예금은행 저축성예금(정기적금·상호부금)의 1년 이상 2년 미만 금리를 공표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의사결정 과정뿐 아니라 향후 정책 수립에서도 시계열 자료 등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표금리 하락·'상생금융' 효과.. 잔액기준 예대금리차 9개월만 축소 전환

이런 가운데 금융권 대출금리는 하락세다. 지난달 은행권 평균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중평균)가 연 5.01%로 전월대비 0.16%p 내렸다. 코픽스(COFIX)와 은행채 등 지표 금리가 떨어지고 주요 은행들이 상생금융 등 차원에서 대출금리를 인하한 효과다.

대출금리와 수신금리 간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신규취급액 기준 1.58%p로 2개월 연속 축소됐다. 잔액기준 예대금리차 또한 2.58%로 전월대비 0.02%p 떨어졌다. 잔액기준 예대금리차가 떨어진 건 2022년 7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 중 4%이상 4.5% 미만 구간 비중이 50.6%로 전월대비 4.6%p 올랐고, 4.5% 미만 비중이 61.9%로 한 달새 10.1%p 상승했다. 정기예금 금리의 경우 3% 이상 4% 미만 비중이 92.4%로 직전 최고치인 2004년 9월(87.8%) 기록을 갈아치우고 역대 가장 높았다.


박 팀장은 "이는 대출금리의 하락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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