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日 등 국제사회, 北 발사체 도발 규탄 "안보리 위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31 10:30

수정 2023.05.31 10:33

美 백악관 "도발 중단하고 대화 나서야"...韓日 방어 재확인
日 "안보리 결의 위반, 베이징 대사관 통해 엄중 항의"
유엔 "비핵화 노력 재개해야, 탄도 미사일 기술 이용하면 안보리 위반
미국 영상위성업체 플래닛랩스 PBC가 촬영한 위성사진에 30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인근 서해위성발사장의 새로 건설된 발사대 모습이 찍혀있다.AP뉴시스
미국 영상위성업체 플래닛랩스 PBC가 촬영한 위성사진에 30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인근 서해위성발사장의 새로 건설된 발사대 모습이 찍혀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일본 정부가 북한의 우주 발사체 발사 강행에 엄중 항의하고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미국은 아직 외교 채널이 막히지 않았다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美·日, 北 위성 발사 '탄도미사일 도발' 간주

미 백악관은 30일(이하 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백악관 안전보장회의(NSC)의 애덤 호지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다. 백악관은 “미국은 북한이 여러건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여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 행위를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행위는 긴장을 유발하고 역내와 그 이상의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 발사 기술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과 직접 연관되어 있다”면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국가 안보팀은 미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한 연락을 통해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미국은 세계 모든 국가가 이번 발사를 규탄하고 북한이 진지한 협상을 위해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외교의 길이 여전히 열려 있다”며 “북한 정부는 도발적인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미국의 안보를 보장하고 한국과 일본 동맹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날 일본에서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우주 발사체를 언급했다. 그는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물체가 오전 6시 35분께 서해 상공에서 소실돼 우주공간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히로카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중국 베이징 대사관 경로를 통해 북한에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으로 날아오지 않았다"며 "자위대는 파괴조치 명령을 시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29일 일본 정부에 31일 0시부터 6월 11일 0시 사이에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은 발사 직전에 국제해사기구(IMO)에도 발사를 통보했다고 알려졌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북한의 인공위성이나 잔해물 등이 일본에 낙하할 경우 요격할 수 있는 '파괴조치 명령'을 일본 자위대에 발령했다. 일본 정부는 31일 오전에 발사가 확인되자 남쪽 오키나와현 주민들이게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가 약 30분 만에 해제했다.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곧장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

北, 로켓 이상으로 위성 발사 실패 인정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31일 발표에서 이날 "오전 6시 27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예정되였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고 밝혔다. 우주개발국은 "천리마-1형은 정상비행하던 중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하여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엄중한 결함을 구체적으로 조사 해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며 여러가지 부분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내에 제 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는 2016년 2월 7일 '광명성 4호' 이후 약 7년 만이다. 당시 북한은 '은하 3호' 로켓의 개량형인 '광명성' 발사체에 위성을 실어 발사했으며 광명성 4호는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30일 발사체 발사 직전에 성명을 내고 북한의 위성 발사 예고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에 지속가능한 평화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향한 외교적 노력을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어떠한 발사도 관련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뒤자리크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냐는 질문에 "분명히 그럴 것"이라면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지켜보고 더 강한 코멘트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서방 외신들도 이번 발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AFP 통신 등 주요 통신사들은 북한의 우주 발사체 발사 소식과 함께 오키나와현의 미사일 경보 시스템이 가동됐다고 전했다.
미 CNN은 서울에 경계 경보가 발령되었으며 이후 문자 메시지로 오발령이라는 통보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서울에서 경계 경보 오발령 소동이 있었다고 전했다.
범아랍 방송인 알자지라방송은 서울 시내에 공습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경보가 발령됐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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