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출신으로 한국전쟁에서 싸우다 숨진 루터 스토리 미국 육군 상병의 유해가 73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미 육군 제2보병사단 9보병연대 1대대 알파중대 소속이었던 스토리 상병은 1950년 9월 1일 낙동강 전투에서 북한군과 교전 중 부상을 입었다.
창녕 격전지에서 수습된 유해.. 19세에 전사한 스토리 상병
이후 자신과 중대 동료들이 북한군에 포위될 위기에 처했을 때 스토리 상병은 자신의 부상이 동료들의 철수를 방해할 것이라 생각하고, 다음 위치로 후퇴하기를 거부하고 철수하는 중대를 엄호하다가 전사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19세였다.
이에 미국 정부는 그의 전공을 인정해 1951년 6월 21일 스토리 상병의 부친에게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전달했다.
훈장증서에는 “구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발사하고 적의 또 다른 공격을 격퇴하는 게 마지막으로 목격된 그의 모습이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경남 창녕 격전지에서 수습된 그의 유해 일부는 오랜 기간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다 계속된 한미 양국의 유해 발굴 노력 덕분에 73년 만에 스토리 상병의 신원을 확인해 지난 4월 6일 유족에 통보했다.
지난달 워싱턴DC에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스토리 상병의 희생을 기리며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장병들을 끝까지 찾겠다는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의 영웅" 조지아주 국립묘지 안장식 엄수
이후 미국의 현충일인 29일(현지시간) 스토리 상병의 고향인 조지아주 앤더슨빌 국립묘지에서 스토리 상병의 안장식이 엄수됐다.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예를 표했고, 미군 장례식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단체인 ‘패트리엇 가드 라이더스’(Patriot Guard Riders)가 성조기를 들고 의장대 역할을 했다.
유족을 대표해 연단에 오른 스토리 상병의 조카 주디 웨이드는 “아무나 루터 삼촌처럼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저 같으면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아주방위군의 토마스 카르딘 소장은 추도사에서 스토리 상병을 “미국의 영웅”으로 칭하고 “오늘 이 자리는 미국이 영웅들을 절대 잊지 않는다는 것을 물리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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