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She-covery" 팬데믹 이후 여성 고용 더 빨리 회복했다.. "잠재성장률에도 기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31 12:00

수정 2023.05.31 13:05

한국은행 이슈노트 '여성 고용 회복세 평가'
팬데믹으로 서비스산업 침체·육아부담 증가에
여성 노동공급 대폭 줄었다가
회복 과정서 여성 고용률, 남성에 비해 큰 폭 증가
"여성 노동시장 참여 계속 늘어나면
노동공급 양적·질적 확대, 잠재성장률에도 기여"
정부가 6월부터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하기로 결정한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 검사센터 앞으로 관광객이 지나고 있다. 이로써 코로나19 방역 조치 대부분이 해제되면서 지난 2020년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3년 4개월 만에 사실상의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2023.5.11. 연합뉴스.
정부가 6월부터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하기로 결정한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 검사센터 앞으로 관광객이 지나고 있다. 이로써 코로나19 방역 조치 대부분이 해제되면서 지난 2020년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3년 4개월 만에 사실상의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2023.5.11. 연합뉴스.
자료=한국은행 제공.
자료=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크게 줄었던 여성 고용이 회복도 더 빠르고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경기침체로 여성고용이 더 악화되는 '쉬세션(she+recession, she-cession)'에서 회복과정에서 여성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나는 '쉬커버리(she+recovery, she-covery)' 현상이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여성 고용 회복세 평가'(오삼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 외 3인)에서는 팬데믹 이후 여성 고용 상황을 '쉬세션'과 '쉬커버리' 두 단어로 설명했다.

'쉬세션'은 남성고용이 더 큰 충격을 받는 일반적인 경기침체와 달리 팬데믹 경기침체 기간에는 여성고용이 더 크게 악화된 현상이다. 오삼일 차장은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대면서비스업 등 여성 비중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큰 폭 감소했다"며 "학교와 어린이집이 폐쇄되면서 육아부담이 큰 기혼 여성의 노동공급이 상당 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더 크게 나빠졌던 만큼 회복도 빠르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남성에 비해 여성 취업자수가 더 큰 폭 감소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빠르게 회복해 남성 취업자수 증가세를 넘어섰다.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 남성 고용률 상승 폭이 0.3%p에 그친 반면 여성 고용률은 1.8%p 상승했다.

계층별로는 20~30대 여성이, 학력별로는 고학력자가, 혼인유무별로는 기혼 여성이 더 빠르게 회복했다. 구체적으로 20대, 30대 여성 고용률은 팬데믹 이전 대비 각각 4.1%p, 4.4%p 상승했다. 남성은 고령층에서 고용률 상승폭이 두드러진 것과 다르다. 고학력 남성 고용률이 하락한 반면 고학력 여성 고용률은 팬데믹 이전 대비 2.5%p 올랐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육아부담을 덜면서 기혼 여성의 노동공급이 빨리 회복됐다.

자료=한국은행 제공.
자료=한국은행 제공.
오 차장은 팬데믹 이후 산업별 노동수요 변화와 근로조건, 조직문화 변화가 여성 고용률 상승을 견인했다고 봤다. 2030대 여성 취업 비중이 높은 정보·통신, 과학·기술 등 비대면 서비스업과 보건복지 분야중심으로 취업자수가 늘었다. 유연근무제 확산과 같은 근로조건의 변화, 육아를 분담하는 부부 맞돌봄 문화 등 사회적 통념의 변화도 한몫했다.

앞으로도 여성 중심의 취업자수 증가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비혼과 늦은 결혼의 증가, 출산율 하락, 여성의 교육수준 상승 등 큰 변화가 없는 이상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구 감소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데도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기여할 수 있다.


오 차장은 "20, 30대와 고학력, 기혼 여성의 노동시장의 참여가 확대된다면 중장기적으로 노동공급의 양적, 질적 확대로 이어져 잠재성장률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특히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인구구조 변화의 부정적 충격을 완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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