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방산업계가 불법드론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 및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드론의 활약으로 테러, 범죄, 사생활 감시, 침입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드론 보안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파방해· 가짜 데이터 보내 무력화
1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드론 방어체계 기술 분야인 '안티 드론(Anti-Drone)' 분야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 안티 드론은 불법드론을 레이더와 인공지능(AI)를 통해 탐지·식별한 후 전파방해, 스푸핑(가짜 데이터를 보내 드론이 해커가 의도한 곳으로 이동·착륙하게 만드는 방법) 등을 통해 무력화시키는 기술이다.
LIG넥스원은 최근 김포공항의 불법드론을 탐지하는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김포공항에 공중에서 접근하거나 침입한 드론의 위치, 이동 상황을 파악해 항공기와 시설, 이용객 등을 보호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사업에서 불법드론 탐지·추적·무력화를 포함한 통합 안티드론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LIG넥스원은 안티드론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정부와 협력해왔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경찰청 등이 주관하는 불법드론 지능형 대응기술 과제 중 지상기반 불법드론 탐지·식별·추적·무력화 기술 및 운용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2025년까지 16조 시장 성장 전망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월 '그물 포획형' 드론 방어 시스템(C-UAS)을 보유한 포르템 테크놀로지스에 225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AI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자체 개발 레이더로 불법 드론을 탐지, 자율주행 드론을 띄워 그물로 포획하는 방식이다. 직접 드론을 파괴하는 하드킬 방식보다 안전해 주요시설 및 인구 밀집지역의 사고를 줄일 수 있고 표적 드론을 그대로 수거 가능한 강점이 있다.
한화시스템은 포르템 테크놀로지스의 그물 포획 기술에 자체 전자광학·적외선 드론 전용 센서 기술력을 결합해 통합 운용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2m급 소형 무인기를 잡아 무력화 하는 안티드론 시스템을 시연에 성공했다.
드론을 활용한 보안 위협이 심화되면서 안티드론 시장은 나날이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북한 소형 무인기 5대가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한 사건으로 우리 군의 드론 감시, 정찰 요격 시스템 등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전, 공항, 군부대, 청와대 등 국가중요시설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드론의 불법 비행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탐지 및 무력화 장비 개발에 더해 인증지능 기술이 활용된다면 자동화된 안티드론 솔루션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안티 드론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14억달러(1조8500억원)였지만 오는 2025년 372억달러, 2030년에는 126억달러(16조67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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