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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투자 기업에 첫 의결권 직접 행사..책임투자 강화 행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1 11:56

수정 2023.06.01 11:56

지난달 24일 써모피셔사이언티픽, 31일 엑손모빌에 이어 지난주 글렌코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
오는 2일 알파벳 주주총회에서도 직접 의결권 행사 예정
진승호 사장 "적극적 주주권 행사로 성공적인 ESG 투자 이끌 것"
KIC, 투자 기업에 첫 의결권 직접 행사..책임투자 강화 행보


[파이낸셜뉴스]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창립 이후 최초로 투자 기업에 의결권을 직접 행사했다. 장기투자 기관으로서 주주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등 책임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KIC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생명과학 기업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을 시작으로 주요 투자 기업에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기 시작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와 글로벌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 주주총회에 이어 지난주에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와 스위스 광물 기업 글렌코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했다. 오는 2일에는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 주주총회에서도 직접 의결권을 행사한다.


KIC는 의결권 행사에 있어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하는 내용의 주주 제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등 세계 주요 기업의 ESG 개선에 중점을 두고 표결한다. 국내외 주요 기관 투자자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협력에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진승호 KIC 사장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국부펀드의 중대한 투자활동 중 하나”라면서 “의결권 직접 행사를 통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촉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성공적인 ESG 투자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진 사장은 “국내 기관 투자자들도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활발한 주주 활동을 통해 책임투자를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KIC는 지난 2018년 수탁자 책임에 대한 원칙(스튜어드십 원칙)을 제정했다. 지난 2019년에는 주주 권리 전문기관을 통해 KIC가 직접 운용하는 주식 포트폴리오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시작했다. 또한 외부 운용사 선정 시에도 책임투자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주요 투자 기업에 대해서는 KIC 내부 인력이 직접 의안을 분석해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책임투자 전담 부서로 만든 ‘책임투자팀’에서 의안 분석 등을 진행한다.

KIC는 주주권 행사 대상 기업을 △보유 규모(포트폴리오 내 비중 및 지분율)가 크거나 △ESG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높은 기업 위주로 선정한다. 올해는 기업 10곳 이상에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계획이다.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KIC는 지난해 가입한 UN PRI의 협력적 참여 활동을 위한 플랫폼도 적극 활용한다.
PRI는 세계 최대 책임투자 협의체로 주주 제안에 대한 캠페인 진행 및 가입 기관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한 사전 공유 등을 통해 기관 투자자들의 주주활동을 지원한다.

주주 자본주의가 발달한 선진국 기관 투자자들은 이미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통해 투자 기업의 가치를 제고해 왔다.
최근 들어서는 일본·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책임투자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며, 주주권 행사가 활발해지는 추세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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