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은 1일 오후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하기로 의결했다.
피의자 이름은 정유정이며 나이는 1999년생으로 23세다.
정유정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과외 중개 앱을 통해 중학생 학부모를 가장해 "영어 과외를 받고 싶다"며 피해자 A씨(20대)에게 접근했다.
정유정은 이틀 후 26일 오후 5시40분께 부산 금정구 소재 A씨의 집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했다. 당시 정유정은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A씨에게 자신이 중학생이라고 거짓말하고 잠시 대화를 나누다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정유정은 살해 후 마트에서 흉기와 락스, 비닐봉지 등을 구입한 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챙긴 뒤 A씨의 집으로 가 시신을 훼손했다. 시신 일부는 캐리어에 보관됐다.
이후 27일 오전 0시 50분께 정유정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택시에 캐리어를 싣고 평소 산책을 자주 가던 경남 양산의 낙동강변 풀숲에 시신 일부를 유기했다.
당시 정유정을 태운 택시 기사가 새벽 시간에 여성이 캐리어를 끌고 풀숲으로 들어간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정유정은 고등학교 졸업 후 유대 관계를 형성하지 않고 직업 없이 지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3달 전부터는 인터넷에 '살인'과 관련한 키워드를 집중적으로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 방송을 통해 범죄 수사 프로그램을 보면서 잔혹 범죄를 학습해 왔고,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소설을 빌리기도 했다.
경찰은 정유정이 살인 혐의로 구속된 이후 "피해자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했으나 지난 5월 31일 경찰 조사과정에서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며 범행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정유정은 경찰이 제시한 관련 증거와 본인 가족의 설득 등으로 인해 심경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혼자 사는 여성을 타깃으로 범행 전부터 물색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여자 한명이라면 자신이 충분히 범행을 저지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종 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 A씨의 휴대전화, 신분증 등을 유기 현장에 챙겨오기도 했다"
정유정은 이 사건 전 범행을 저지르거나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범행 수단의 잔인성, 국민 알권리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신상 공개를 할 수 있다.
부산경찰청은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되고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필요가 크다고 판단돼 신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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