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양 전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양 전 회장은 전·현직 직원들에 대한 갑질 폭행과 각종 엽기 행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021년 4월 징역 5년을 확정 받은 바 있다. 여기에 배임 혐의로 징역 2년형이 추가된 셈이다. 음란물 불법유통을 주도하는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된 사건은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만약 이 사건의 1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양 전 회장은 최대 12년의 징역형을 살게 된다.
이날 선고 사건은 양 전 회장이 지난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 7회에 걸쳐 부인 이모씨, 김모 대표이사와 공모해 회삿돈 92억5000만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빼돌린 혐의다. 아내 이씨에게는 징역 2년 4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됐다.
지난 2018년 사무실에서 직원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된 후 경찰의 수사로 드러난 양 전 회장의 만행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에게 적용된 범죄 혐의만 봐도 불법 음란물 유포, 갑질 폭행, 마약 남용, 동물보호법 위반에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법 위반까지 말 그대로 '범죄 종합세트'다.
피해자들의 증언과 수사 당국의 조사로 드러난 그의 행각은 그야말로 엽기적이다. 회의 도중 직원에게 대뜸 BB탄 총을 쏘고 회식 때 화장실을 가지 못하게 막았다. 40~50대 직원들에게 빨강, 초록 등의 색깔로 염색을 시키는가 하면 어깨나 무릎이 안 좋았던 직원의 몸에 거머리를 붙이기도 했다.
그의 직원들 중에는 상추를 깨끗이 씻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감봉된 이들도 있고, 알약·생마늘·핫소스 등을 억지로 먹어야만 했던 이들도 있다. 여직원들의 몸에 립스틱으로 자신의 이름을 쓰고 사진을 찍는 기행을 하는가 하면, 자신의 별장에 직원들을 데려가 살아있는 닭을 일본도로 내려치고 화살로 쏘는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이해하기 힘든 행동은 이 뿐 만이 아니었다. 그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도청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 70여명을 도·감청했는데 이를 통해 개인적 문자 내용, 연락처, 사진, 인터넷 사용 기록 등 각종 민감한 개인정보를 모았다.
양 전 회장은 불법 음란물 유통을 이유로 구속됐었는데, 출소 이후 자신의 구속을 '직원들의 배신' 때문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감시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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