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의 하심왕가 공보실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암만의 자흐란 궁전에서 후세인 왕세자(28)와 그의 약혼녀인 라즈와 알사이프(29)의 결혼 예식이 열렸다. 화려한 장식으로 유명한 이 궁전은 1993년 국왕 압둘라 2세와 라니아 왕비가 결혼식을 올린 장소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 약혼한 후세인 왕세자와 알사이프는 이 곳에서 예식을 올린 뒤 빨간색 승용차에 타고 암만시내의 알 후세이니야 궁전까지 시내 도로를 카 퍼레이드를 이끌고 통과했다. 인구 1100만명 규모인 요르단은 이날을 공휴일로 선포하고, 주요 거리를 국기와 현수막 등으로 장식했다. 시내에서는 요르단 국민들이 왕가의 신혼부부를 향해 열렬한 축하의 환호성을 보내주었다.
한편 2009년 15살의 나이에 왕세자로 책봉된 후세인 왕세자는 압둘라 2세 국왕의 맏아들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국제역사를 전공한 그는 영국 샌드허스트 왕립 육군사관학교에서 교육받았다. 후세인 왕세자는 요르단 육군의 헬기 조종사로 복무했다.
후세인 왕세자는 2015년 당시 최연소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주재해 이목을 끌었다.
신부 알사이프의 아버지는 사우디 주요 건설회사를 소유한 억만장자로 알려졌다. 그녀의 어머니는 사우디 알사우드 왕가의 핵심세력인 ‘수다이리 세븐’(압둘아지즈 현 국왕의 8번째 부인 후사 알수다이리의 친아들 7명) 혈통이다.
뉴욕 시러큐스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한 알사이프는 미국과 사우디에서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날 결혼식 소식을 전하면서 자원이 부족한 요르단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의 전략적 유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 언론은 이날 성대한 결혼식을 통해 후세인이 왕세자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메르 사바일레 요르단 정치분석가는 AP 통신에 “이것은 단순한 결혼식이 아니라, 요르단의 미래 국왕을 발표하는 행사”라고 평가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