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2일 양일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서 개최된 스타트업 종합 페어 '넥스트라이즈 2023'
위기 극복·기회 창출 위해 450개 스타트업 한 자리에 모여
부스 전시·강연·기업 간 일대일 밋업 등 다양한 행사 진행
고객 유치·협업 위해 스타트업 부스 찾은 기업 관계자 상당수
각 스타트업 대표·참관객, 핀테크 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조언 내놓기도
"안 오면 손해인 행사...재참여 의사 100%"
[파이낸셜뉴스]
위기 극복·기회 창출 위해 450개 스타트업 한 자리에 모여
부스 전시·강연·기업 간 일대일 밋업 등 다양한 행사 진행
고객 유치·협업 위해 스타트업 부스 찾은 기업 관계자 상당수
각 스타트업 대표·참관객, 핀테크 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조언 내놓기도
"안 오면 손해인 행사...재참여 의사 100%"
"이번 '넥스트라이즈 2023(NextRise2023)' 행사가 케이팝(K-POP), 케이컬처(K-Culture)처럼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트렌드를 이끄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 (산업은행 관계자)
"글로벌 경기둔화가 벤처기업들의 성장 전망을 위협하고 있지만 중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꾸준히 정진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Make a breakthrough(돌파구를 만들자)!" ('넥스트라이즈 2023' 행사 슬로건)
지난 1일~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넥스트라이즈 2023' 행사는 '위기 극복'과 '기회 창출'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산업계의 BTS'를 꿈꾸며 핀테크, 라이프스타일, 지속가능 경제, 바이오·헬스케어, AI·빅데이터 등 9개 섹터에서 450개의 스타트업이 총출동한 이번 행사는 기업 간 '만남의 장'이자 '협업의 기회'로 작용했다. 이틀 간 열린 뜨거운 현장을 기자가 직접 찾았다.
"글로벌 경기둔화가 벤처기업들의 성장 전망을 위협하고 있지만 중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꾸준히 정진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Make a breakthrough(돌파구를 만들자)!" ('넥스트라이즈 2023' 행사 슬로건)
"명함 300장 소진, 기업고객 100~200팀서 협업 문의 받아"
'넥스트라이즈 2023'은 올해로 5회차를 맞은 종합 스타트업 행사다. 유망 스타트업의 투자유치와 더불어 국내외 대·중견기업들과의 사업협력 확대를 목적으로 개최됐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1층 전관(A·B홀, 그랜드볼룸)을 대관했는데 행사장 어느 곳 하나 붐비지 않는 장소가 없었다. 특히 개회식 등이 진행됐던 행사장 주 무대 '넥스트 스테이지(Next Stage)' 바로 앞에 위치한 핀테크 스타트업 부스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행사 종료 시점인 오후 6시까지 북새통을 이뤘다.
스타트업 부스 전시에 참가한 핀테크 스타트업은 대출비교플랫폼 '핀다', 스타트업 최적화 간편결제플랫폼 '페이플', 주택담보대출 전문비교플랫폼 서비스 '담비'를 개발한 '베스트핀', 문화콘텐츠 특화 금융서비스 제공 플랫폼 '펀더풀', 크립토 투자 제공 서비스 '샌드뱅크' 운영사인 '디에이그라운드', 중소상공인 데이터 기반 금융 서비스 제공사 '윙크스톤파트너스', 아이디어 투자마켓 플랫폼 '와우플래닛', 부가세 환급 서비스 플랫폼 '이노바트' 등 23곳이었다.
각 스타트업은 이벤트를 열거나 가방·부채 등 굿즈를 증정하는 등 '고객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섰다. 특히 디에이그라운드는 지난 2일 오후 7시의 비트코인 가격을 가장 비슷하게 맞추는 참관객에게 최대 1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베스트핀은 '담비'에 대한 설명을 모두 들은 참관객에게 담비 캐릭터가 새겨진 부채와 무지 가방을 증정하기도 했다.
'이색 호객행위'와 충실한 설명에 참관객들도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올해로 '넥스트라이즈' 행사에 4회째 참여한다는 권 모씨(76)는 "소비자 관점에서 핀테크 스타트업 동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러 왔다"며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어느 부분에 대해 신경을 써서 창업하는지 알 수 있어 (행사 부스전시가) 아주 유용했다"고 말했다.
일반인 참관객 뿐 아니라 각 부스에는 고객 유치나 협업을 위해 찾아온 기업 관계자들도 다수였다. 이번 행사가 스타트업들에게 'Breakthrough(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었던 이유다.
LG유플러스에 근무하는 전우경 책임(39)은 "온라인 쪽 영업 담당을 맡고 있는데, 지금 성장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저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유명한 스타트업은 어떤 곳이 있는지 보러 왔다"고 말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계통 스타트업 매니저 이 모씨 또한 "기업용 솔루션 세일즈와 사업개발을 담당하고 있는데, 각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네트워킹도 하고 가능하면 구독사도 확보하러 왔다"고 전했다. 박상화 푸드트래블 대표이사 역시 "좀 더 편리하고 저렴하면서도 신뢰도 높은 결제 솔루션을 찾기 위해 협업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만나러 왔다"고 말했다.
각 스타트업 부스 관계자들 또한 기업인들의 높은 관심을 체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일 와우플래닛 관계자는 "명함 통을 꽉 채워 가져왔는데, 어제 하루에만 300장을 소진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이연승 펀더풀 매니저는 "투자·콘텐츠 관련된 고객사 분들이 100명가량 오셨다"고 언급했다. 세계 최초 온라인 회계법인 서비스를 준비 중인 박상민 브릿지코드 대표는 "(지난 1일 기준) 기업 고객 문의만 거의 200건을 받았다"고 흡족해했다.
핀테크 산업, 위기 딛고 발전하려면
행사에 참가한 핀테크 관계자들과 기업인 참관객들은 핀테크 산업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도약하려면 금전적 지원과 규제 철폐, 핀테크 산업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외 스타트업의 한국 진출을 위해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보안인증 솔루션 기업 '에프엔에스밸류'의 한성민 이사는 "코로나 팬데믹 시대가 바로 지났기 때문에, 현재 핀테크 업계의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다"며 "신기술 개발을 위한 금전적 지원이 필요하고, 저희처럼 보안인증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이 공공·금융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샌드박스 규제 등을 풀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핀테크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가 낮아 산업 발전이 저해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핀테크 부스에서 만난 IT교육 종사자 강모씨(28)는 "핀테크 산업의 발전 방향에 상관없이 암호화폐 등 특정 사건에 휘둘리는 경향이 많다"며 금융교육을 촉구했다.
인적자원(HR) 테크 스타트업 '펄슨'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핀테크 업계의 회사 수가 적거나, 회사 당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금융 등 위험도나 영향력이 강한 분야에 선별된 많은 인력을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업권별 인력 비율 조정 조치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올해는 글로벌 19개국의 58개 스타트업이 행사에 참가한 가운데 핀테크 부스에서도 일리아 맬쿠모브 이노바트 대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맬쿠모브 대표는 핀테크 스타트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한국 정부 차원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해외 스타트업의 한국 지역 진출 범위 확대 조치'를 꼽았다.
맬쿠모브 대표에 따르면 서울이나 부산의 경우 이미 스타트업이 많고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사업을 시작하기 쉬운 반면 타 지역은 진출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 한국 파트너사가 없는 해외 스타트업의 경우 소통 면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맬쿠모브 대표는 "해외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지역에 진출할 수 있도록 벽을 허무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연부터 일대일 밋업까지, 다채로운 '2일'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넥스트라이즈' 행사는 쌓여온 세월만큼 프로그램 종류도 다양했고 규모도 컸다. 450여개 스타트업이 한자리에 모여 양일 진행한 스타트업 전시 외에도 행사장 내 '넥스트 스테이지', '라운드 스테이지(Round Stage), '라이즈 스테이즈(Rise Stage)' 등 대형 무대에서 글로벌 벤처 트렌드를 반영한 71개의 강연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 중 요나스 투리히 테니티 아시아본부장은 지난 1일 라운드 스테이지에서 '싱가포르의 핀테크 규제 동향'에 대해 강연했다. 싱가포르 진출을 염두에 둔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 등 여러 청중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올해 넥스트라이즈의 주요 테마인 미래 전략산업 컨퍼런스 세션에서는 AI(LG그룹, 네이버), 반도체(엔비디아), 바이오(SK바이오팜), 이차전지(LG에너지솔루션), 항공우주(항우연) 등 각 핵심 산업의 국내외 최고 권위자들이 참여, 릴레이 특강을 실시했다.
비즈니스 밋업은 이번 행사의 '꽃'으로 꼽혔다. 올해 전시장에 조성된 150여개의 밋업 부스에서 총 206개 대·중견기업, 글로벌 기업이 900여개 스타트업과 3400여회에 이르는 일대일 비즈니스 밋업을 실시하며 사업협력 및 투자 협력의 기회를 모색했다. KB금융지주, 현대해상화재,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여러 금융사도 참여했다.
프로그램 수가 많고 깊이도 다양했던 만큼, 참관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한 기업 소속 참관객 A씨는 "여기 스타트업 분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려면 품이 많이 드는데, 이렇게 무료로 한 자리에 모으는 건 매우 희귀한 기회"라며 "안 오면 손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참여 의사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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