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무슨 죄" 수단 유혈충돌 비극
AP통신,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하르툼에 있는 한 고아원의 참혹한 상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고아원 직원들이 촬영한 영상 속에서 아이들의 시신은 흰 천에 싸인 채 실내 바닥에 놓여 있으며, 기저귀를 찬 아이들은 시신 바로 옆에서 놀거나 잠을 잔다. 아이들이 우는 소리도 들린다.
해당 고아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오마르 무스타파는 가디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재앙적 상황”이라며 “(군벌간의) 싸움이 시작된 첫날부터 이렇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고아원에서 숨진 아이들 중에는 3개월이 안된 아기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주 금요일에만 14명의 아이들이 사망하고, 다음 날인 토요일에 12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해당 고아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헤바 압달라는 “외부 지원이 끊기면서 아이들을 위한 음식과 의약품이 급격히 줄었다”며 “아이들이 배가 고파 항상 울지만 먹을 것은 여전히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곳 직원들이 보육원 상황을 찍은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자 유니세프와 국제적십자사 등이 이 고아원에 분유와 먹거리, 의약품을 뒤늦게 지원하고 나섰다.
한편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수단 정부군과 반군인 신속지원군(RSF) 사이의 무력 충돌이 도심 시가전으로 이어지면서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무력 충돌 발발 후 최소 190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86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수천여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가디언은 “군벌 분쟁을 피해 수단 내 안전 지역으로 대피한 시민들이 165만 명에 달한다”며 “민간인 사망자와 이재민의 실제 규모는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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