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개딸의 늪' 빠진 민주당…빠져나올 수 있을까

뉴스1

입력 2023.06.04 07:01

수정 2023.06.04 07:0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6.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6.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 대표의 체포 동의안 부결 관련 이탈표 규탄 집회 중 수박 풍선을 터뜨리고 있다. 수박은 은어로 겉은 더불어민주당(파란색)이지만 속은 국민의힘(빨간색)이라는 뜻이다. 2023.3.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 대표의 체포 동의안 부결 관련 이탈표 규탄 집회 중 수박 풍선을 터뜨리고 있다. 수박은 은어로 겉은 더불어민주당(파란색)이지만 속은 국민의힘(빨간색)이라는 뜻이다. 2023.3.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전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층의 결집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 비명계를 향한 압박은 멈추지 않고, 친명계에는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두고 당내에선 자제 촉구도 거세졌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개혁을 요구하는 민주당 전국대의원들(민대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 대표의 지지층은 최근 2인 1조로 의원실을 돌며 '개혁열차 모바일 탑승권'과 '이재명과 함께 혁신!, 이재명과 총선압승!'이라 적힌 봉투에 롤케익 등을 담아 전달했다. 민대련이 제시한 탑승권 속 QR코드엔 대의원제 개정과 전당원 투표 등에 대한 요구사항이 담겨 있었다.

이를 놓고 당 안팎에선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이 친명계가 주장하는 '대의원제 폐지론'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움직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의원제는 돈 봉투 의혹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당내 화두가 됐다. 정청래 최고위원과 처럼회 소속 김용민·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강경파를 중심으로 대의원제 폐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올라온 대의원제 폐지 청원 역시 응답 기준인 5만명을 넘겼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활동력은 더욱 왕성해지고 있다. 이 대표는 1일 국회의원 후원금 연간 한도액 1억50000만원을 29분만에 모두 채웠다. 이 대표는 지난해 8·28 전당대회 당시 후원금 모금을 2시간 만에 마감한 바 있다.

하지만 갈수록 당내에선 '개딸과 결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인신공격성 문자 폭탄 등이 당 쇄신을 요구한 소속 청년 정치인들로까지 번지면서 우려는 극에 달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강성 지지층 공격의 심각성에 공감대를 모았다. 이에 당시 비명계는 "내부의 적대를 당이 막아서야 된다"는 당 차원 결의문 채택을 촉구했으나, 총의를 모으진 못 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내부 이견을 두고 건강하게 토론하고 대화하며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억압해서 입을 막고 쫓아내려 하는 모습을 국민들께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라며 "내로남불도 모자라 자정능력까지 상실한 정당이 어떻게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집권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내부에선 당 지도부가 강성 지지층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를 놓고 "연말도 아닌데 갑자기 후원금을 모집하고선 29분만에 마감 됐다고 내세우는 게 비명계의 반발에 맞서 세력을 과시하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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