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美에 공장짓는 기업들.. 해외직접투자 급증에 한은 "외환유출 우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5 06:00

수정 2023.06.05 06:00

한국은행 금융·경제 이슈분석
해외직접투자 증가 배경 및 외환부문 시사점
韓 해외직접투자 502억달러 '사상 최대치'
금융·보험업, 제조업 및 북미 중심
"직접투자 증가로 외환유출 늘어나
외환수급 불균형 심화 우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추진하는 170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이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착공에 들어간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법인은 최근 온라인 소식지를 통해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건설 추진 현황과 최신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부지. 2022.5.27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추진하는 170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이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착공에 들어간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법인은 최근 온라인 소식지를 통해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건설 추진 현황과 최신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부지. 2022.5.27 삼성전자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가 지난해 502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미·중 경제분쟁 심화 등으로 앞으로 해외직접투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외환유입은 약해지는 반면 유출이 늘어나면서 외환수급 불균형이 우려된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 4일 발표한 금융·경제 이슈분석 '최근 해외직접투자 증가 배경 및 외환부문 시사점'(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박혜진·안주은·윤동재·박상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는 2021년부터 큰 폭 증가세다. 수익재투자를 제외한 해외직접투자는 2021년 494억달러로 전년대비 80% 이상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02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해외직접투자는 89억 5000만달러로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융·보험업과 제조업, 지역별로는 북미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

해외직접투자 증가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연기금의 적립금이 증가하고, 대체투자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해외 대체자산 투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자본이동분석팀은 "국내 연기금도 해외 대체투자를 해외 연기금 수준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에도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중 경제분쟁과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으로 미국 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직접투자가 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미국 등 북미 현지시장에 진출하려는 목적의 제조업 해외직접투자가 확대된 것이다. 아울러 기업들이 미래 신성장신산업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직접투자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외환수급 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본이동분석팀은 "기업들의 무역을 통한 외화자금 수령은 2019년 이후 크게 줄어든 반면 해외직접투자로 인한 기업들의 외화자금 지출은 크게 증가했다"면서 "이에 따라 기업들이 외환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여유 외화자금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 주요 연기금과 금융회사의 해외 대체자산 투자가 늘어나는 점도 외환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국은행 측은 "경상거래를 통한 외환유입의 강도는 약해지는 반면 해외직접투자 증가에 따른 외환유출은 늘어나면서 외환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업들의 현지금융을 통한 자급조달을 늘리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늘려 외환을 유입해야 한다는 게 한국은행 측 제언이다. 자본이동분석팀은 "기업들이 현물환시장이 아닌 해외증권 발행, 현지금융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늘리도록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인센티브 등을 통해 해외직접투자 증가가 외환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조정하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외국인이 체감할 수 있는 국내 투자환경 개선 등을 통해 외국인의 국내 직접·증권투자 자금유입을 확대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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