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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고급호텔을 ‘내집’처럼...영토 넓히는 공유주거 [부동산아토즈]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6 12:54

수정 2023.06.06 12:54


광화문 코리아나호텔에 들어선 공유주거 '글로카로카' 내부 전경. 글로카로카 제공
광화문 코리아나호텔에 들어선 공유주거 '글로카로카' 내부 전경. 글로카로카 제공

[파이낸셜뉴스] #. 서울 광화문 코리아나호텔 19~20층에는 색다른 공간이 있다. ‘글로카로카’라는 업체가 최근 문을 연 공유주거가 그것이다. 호텔 객실을 주거상품으로 리모델링해 몸만 들어오면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방문해 보니 호텔의 고급스러움을 담은 공간에서 주거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월 임대료만 내면 조식은 물론 전기료 등 부대비용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공유주거(코리빙·Co-living)‘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급호텔까지 영토를 넓혔으며,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리츠도 생겨났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형 공유주거 시장 규모가 내년에 1만4000실 가량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리아나호텔에 문을 연 공유주거 ‘글로카로카 4호점'은 호텔을 공유주거로 개조한 사례다. 19~20층을 리모델링해 45개 객실과 공유 라운지·공유 오피스 등을 넣었다. 김정은 글로카로카 대표는 "5성급 호텔의 인프라와 뉴노멀 시대의 업무와 리빙의 혁신을 이 공간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우선 공유주거 객실은 총 8개 타입으로 구성돼 스타일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풀세팅이 돼 있어 집기나 가구를 살 필요 없다. 보증금 없이 임대료로 월 220만~275만원만 내면 된다.

공유주거로 바꾼 것 외에 오피스 기능을 겸비한 것도 특징이다. 공유오피스의 경우 잠을 잘 수 있는 내 방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김 대표는 “공유주거시설에 커뮤니티 라운지(20층) 외에도 업무를 볼 수 있는 코워킹존(190층)도 갖췄다”며 “머물면서 일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오픈한 지 5일 만에 60% 가량 계약을 체결했다는 설명이다. 20대부터 80대 은퇴자까지 구성원도 다양하다.

공유주거 영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상품에 투자하는 리츠도 나왔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주유소 리츠’로 불리던 코람코에너지리츠의 주 수익모델을 ‘코리빙’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T에스테이트는 야놀자클라우드와 합작해 '트러스테이' 코리빙 전문사를 만들고 '헤이(heyy)'라는 코리빙 주거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SK디앤디는 '에피소드‘ 라는 코리빙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자본의 국내 공유시장 투자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현재 몇몇 글로벌 자본들이 국내 투자를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철 한양대 교수는 “공유주거는 세계적인 추세이고 선진형 주거방식"이라며 "특히 청년이나 신혼부부는 물론 1인 가구에 적합한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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