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도 먹거리 물가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라면의 물가 상승률이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이후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먹거리 물가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라, 물가 둔화에도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떨어지고 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지난해 동월보다 13.1%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2월(14.3%) 이후 14년 3개월 만에 최고다.
라면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5%에서 지난해 10월 11.7%로 급등했다. 이후 11월(12.6%), 12월(12.7%), 올해 1월(12.3%), 2월(12.6%), 3월(12.3%), 4월(12.3%)에 이어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10%를 웃돌았다.
라면은 지난달 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13.1% 올랐지만, 2년 전보다는 24.1%나 급등했다.
라면 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는 것은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른 영향이다. 농심이 지난해 9월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한 데 이어 팔도, 오뚜기는 바로 다음 달 제품 가격을 9.8%, 11.0% 각각 인상했고, 삼양식품이 마지막으로 11월 라면 가격을 평균 9.7% 올렸다.
지난달 라면을 포함한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7.3%를 보였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3%의 두 배 이상 웃돈 셈이다. 주요 급등 품목을 보면 밀가루는 10.0% 올랐으며 당면은 16.9% 상승했다. 부침가루 16.4%, 파스타면 19.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맛살(22.1%), 치즈(21.9%), 잼(35.5%), 물엿(22.7%), 드레싱(31.8%) 등은 20~30%나 가격이 껑충 뛰었다.
식재료 가격의 상승폭이 크다고 섣불리 외식하기도 여의찮다. 5월 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6.9% 상승했다. 전월 상승률(7.6%)보다는 상승폭이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치다.
품목별로 보면 밖에서 먹는 라면(외식) 가격은 1년 전보다 9.5% 올랐다. 라면과 같이 대표적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김밥은 전년보다 10.1% 상승했다. 김밥 가격은 지난 4월(9.7%)을 제외하고 지난해 6월부터 줄곧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피자(12.2%), 햄버거(10.3%) 물가 상승도 10%대를 넘었다. 이 밖에 삼계탕(9.4%), 오리고기(9.3%), 떡볶이(9.2%), 돈가스(8.8%), 해장국(8.6%), 도시락(8.4%), 자장면(7.9%), 비빔밥(7.4%), 돼지갈비(7.4%), 냉면(7.3%), 칼국수(7.3%), 삼겹살(7.2%), 설렁탕(6.8%), 갈비탕(6.8%) 등도 모두 가격이 올랐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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