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범죄도시' 시리즈는 명실상부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영화다. 지난 5월31일 세 번째 시리즈로 돌아온 '범죄도시3'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로, 개봉 이후 현재까지 폭발적인 흥행을 이어오고 있다.
'범죄도시3'는 개봉 당일 74만84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1위 영화 '명량'의 오프닝 기록인 68만2701명을 깼다. 또한 개봉 3일째 200만명을 돌파, 올해 한국영화 개봉작 최초로 200만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손익분기점(약 180만명)을 넘기는 데도 성공했다. 이후 개봉 4일 만에 300만, 6일 만에 500만 돌파 신기록을 이어가며 빠른 흥행세로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영화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범죄도시3'는 2편에 이어 이상용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범죄도시2'로 누적관객 1200만명을 달성, 연출 데뷔작으로 1000만 감독이 됐던 그는 3편 개봉을 앞두고 떨림과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후반 작업 중인 4편을 위해서도 3편의 성공이 중요한 만큼,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은 상당했다. 그럼에도 마동석과 배우들과의 시너지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이상용 감독. 그를 만나 '범죄도시3'의 다양한 비화를 들어봤다.
-'범죄도시3' 개봉 소감은.
▶시리즈를 연출한 지가 4년 됐는데 부담이 많이 됐다. 2편 개봉 당시에는 그렇게 잘 될 줄 정말 몰랐다. 그때는 코로나19 덕도 분명히 있었고, 배급사에서 개봉 날짜를 잘 잡기도 했었다. 당시 마블 시리즈 후광도 있었고 손석구 배우의 인기 덕분이기도 했다. 당시 생각해보면 기쁘기는 했는데 안도감이 더 컸다. 1편이 잘 됐어서 그걸 넘어서겠다는 생각도 안 했었고, 손익분기점만 넘자고 했었다. 시리즈만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컸는데 (2편이 잘 돼서)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그 힘으로 3편을 만들었다.
-3편을 연출하면서 부담도 정말 컸을 것 같다.
▶관객들이 실망하는 건 아닐까 불안감도 컸다. 개봉 전 예매율이 높았어서 (흥행은) 기대를 하고 있지만 관객분들이 심판해주실 거다. 마무리는 지어서 홀가분하기는 한데, 다음 4편이 있어서 걱정이 크다. 3편이 4편으로 가는 길목에서 기대감을 주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3편에서 어떤 변화를 주려 했나.
▶시리즈를 이어가는 게 힘들다. 방향성과 소재에 어떤 식으로든 변주를 줘야 했다. 당연히 마석도가 이기는 스토리라 하지만, 어떤 식으로 새로운 면을 보여주는 게 좋을까 그게 관건이었다. 이번에도 큰 틀로 보이면 1, 2편과 같은 틀이지만 구조적으로 특이한 부분이 있었다. 주성철과 리키로 인해 벌어지는 삼파전이 재밌다. 주성철이 악역인데도 리키에 대한 압박감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보여줘야 하는 게 색달랐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었고 의미있는 작업이 아니었나 했다. 부담이 컸지만 배우들이 너무 잘해줬다.
-지난해 1000만 감독으로 주목받았는데.
▶보통 감독들은 자신이 투자를 받고 배우를 캐스팅해서 팀을 꾸리고 촬영해서 후반작업을 하고 결과를 내놓는다. 그 과정에서 정말 쉬운 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런 부분에서 저는 민망하게 느껴진다. 100% 제 힘으로 됐다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범죄도시'는 정말 다 같이 만드는 작품이다. 1편부터 함께 해왔던 스태프들이 만들고 있고, 이 시리즈의 방향성을 다 꿰고 있다. 그 팀이 에너지 있게 밀고 나간 작품이 잘 돼서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저는 어떻게 함께 더 재밌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 뿐이지, 기존 감독님들과는 결이 다른 것 같다.
-이준혁이 이번 3편의 빌런이어야 했던 이유가 있었나.
▶2편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시리즈가 잘 돼서 다음 빌런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이준혁은 잘생긴 배우인데 그건 한편으로는 배우에게 매력이 있다는 얘기이지 않나. 그 매력을 다른 식으로 보여줬을 때 기대감이 클 것 같았다. 이준혁 배우 또한 영화를 너무 좋아하는 데다 . 하지만 캐스팅할 때 중요했던 건 하고자 하는 의지와 도전정신이었다.
-이준혁의 벌크업을 지켜본 소감은.
▶이준혁 배우가 정말 노력을 많이 해줬다. 몇 달 사이에 몸을 크게 만들어와서 대단하다 생각했고, 정말 놀랐다. 몸을 키우고 (덩치로) 상대방을 압박하고 마석도보다 키가 큰 피지컬로 나오니까 당당해보이고 인상이 확 달라지더라. 거친 액션도 상당히 많이 했는데 몸 쓰는 부분도 확실히 달랐다. (마석도와 액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벌크업은) 앞으로 나올 배우 모두에게 숙제이긴 하다.(웃음) 특히 후반부에서는 목소리에도 공을 많이 들이더라. 전혀 다른 사람 같은 느낌이었다.
-이번 3편으로 주목받고 있는 고규필은 어떻게 캐스팅했나.
▶제작사 대표와 마동석 배우가 캐스팅했다. 장이수가 안 나오기로 결정하고 나서 누가 나오면 좋을지 상의를 많이 했다. 장이수의 경우 1편에서는 센 이미지가 있었는데 2편에서는 지질하면서도 세상의 찌든 때가 다 묻어서 돈에 대한 갈망이 극에 달했을 때 등장하는 조력자로 세팅했었다.(웃음) 마석도가 장이수를 쥐락펴락하면서 관객들이 재밌어 했는데, 고규필 배우가 새로운 조력자 초롱이로 마석도와 만나면 어떤 호흡일까 궁금해졌다. 고규필 배우만의 리액션에서 차별점이 있어서 더 재밌었던 현장이었다.
-초롱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착안했나.
▶초롱이란 이름은 차우진 작가님이 지어주셨다. 차우진 작가님이 각본을 맡으면서 구조가 바뀌었는데 거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초롱이라고 적혀 있었다.
-마동석의 아내 예정화의 동생이기도 한 차우진 작가와의 작업은 어땠나.
▶그렇게 글에 소질이 있는지는 몰랐다. 제가 '롱 리브 더 킹' 할 때 단역배우 나왔었는데 그때는 현장에서 얼어있었던 배우였다. 그런데 '범죄도시2' 오디션에서는 너무 잘 하더라. 부잣집 도련님 같은 비주얼인데 뻔뻔하게 너무 연기를 잘해서 캐스팅하고 봤더니 '그분(마동석의 처남·예정화의 동생)'이시라더라.(웃음) 이후에 시나리오가 몇 편 있다고 해서 받아봤더니 글을 잘 쓰더라. 소질이 있다 했다. 3편 각본도 맡겨놨더니 매력적으로 잘 잡아왔더라. 초롱이나 리키는 차우진 작가가 잘한 설정이다. 너무 잘 살린 것 같다.
-초롱이 패션도 화제였다.
▶패션이 정말 귀엽더라.(웃음) 처음에 고규필 배우한테 너무 뻔히 웃음 보이는 코미디는 하면 안 된다, 리얼해야 한다 당부했다. 그랬더니 연기를 날 것처럼 해주더라. 그 호흡이 너무 잘 하더라. 그걸 빨리 받아치는 순간 감탄하면서 너무 감사했다.
-1~2편 빌런과 3편의 빌런의 차별점은.
▶마석도와 빌런의 1:1 대결 보다는 2:1 안에서 주성철 역할이 중요했다. 주성철은 1~2편 빌런들과 결이 다르다. 전편의 빌런들은 마석도를 만나자마자 도망가는데 주성철은 도망을 안 간다. 이 인물은 자신에게 권력이 있고, 힘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고 판을 새로 짤 수 있는 능력도 대단하다. 뻔뻔함과 강인함이 1~2편과 다르다. 그런 의미에서 준혁 배우가 너무 잘 해줬다. 그 역할이 쉽지 않다. 새 빌런이 판을 흔들 때의 모습도 중요한데, 주성철이 자신에게 처한 위기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새로운 재미로 다가가지 않을까 한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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