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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활용해 수십만 레시피 개발"...스마트농업 현실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3 16:01

수정 2023.06.13 16:01

<2>농업과 데이터의 융합
농식품 관련 데이터 사고팔기...빅데이터 거래소 KADX
농가에도 '데이터 비서'...농업ON 서비스 확대
데이터 기반한 스마트 농업 확산 중

[상주=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북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열린 제9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앞서 딸기 온실을 방문해 청년농으로부터 태블릿 PC를 이용한 분무기, 냉풍기 작동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10.05. yes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상주=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북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열린 제9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앞서 딸기 온실을 방문해 청년농으로부터 태블릿 PC를 이용한 분무기, 냉풍기 작동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10.05. yes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팬데믹이 촉발한 사회 전 분야의 디지털 전환은 농가에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단순히 품종이 우수한 작물을 재배하는데 그치지 않고 재배 및 관리, 출하에 대한 데이터를 비롯해 레시피, 외식 매출, 해외 수출입 등 우리 농식품이 뻗어나갈 수 있는 다양한 산업의 데이터가 함께 자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빅데이터 거래소(Korea AgroFood Data eXchange, KADX)는 451종의 데이터로 20억원 이상의 누적 거래규모를 키워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은 농가의 스마트한 비서 역할을 맡는 '농업ON'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영농정보를 한 곳에 모았다. 데이터와 농업이 융합한 스마트농업은 이미 600여개 농가에서 참여하는 현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다.


내가 키운 농식품 데이터 '주고받기'
13일 aT에 따르면 2021년 2월 개소한 농식품 빅데이터 거래소 KADX는 공공과 민간분야 농식품 데이터를 아우르는 '데이터 댐'이다. 농식품 생산, 유통, 소비, 수출입 분야 민간·공공 데이터를 상품화해 거래하며 23년 현재 데이터 판매기업은 10개소, 데이터 상품수는 451종, 누적 거래액은 2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KADX 홈페이지 /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KADX 홈페이지 /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12만개 이상의 레시피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데이터 상품으로 개방하는 ‘만개의레시피’는 2022년 기준 유료, 무료 데이터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만개의레시피가 KADX를 통해 제공한 레시피는 이마트몰 온라인 레시피와 삼성 스마트 냉장고에 요리 및 재료명을 이용한 검색기능에 활용되었다. 서진수 만개의레시피 과장은 "2023년에는 KADX를 통해 혁신 서비스를 개발하고 융합데이터를 판매하는 등 KADX와 협업해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ADX를 통해 급식음식 이미지, 영양성분, 식재료 등 25종의 데이터를 개방하고 있는 '원데이터기술'은 급식 이미지 분석을 통한 잔반량 예측 결과 및 온실가스 저감 효과 등을 제공하는 대시보드를 학교에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음식 식별 AI 학습모델 개발 기업이 KADX를 통해 급식 이미지 데이터를 구매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에 유통되고 있다. 박대원 원데이터 기술 대표는 "데이터 유통거래를 통한 매출 증대와 데이터활용 활성화에 KADX가 기여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추가 4종의 데이터를 생산, 개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T는 누구나 수요에 맞는 데이터를 판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 활성화를 통해 신규 판매기업을 발굴하는 등 KADX 거래를 확대할 계획이다. 농식품 수급, 수출입 분야 신규 혁신서비스도 7월부터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부터 서비스에 나선 '출하반장'은 AI 배차 시스템으로 전국 82개 도매법인별 시세 및 물량, 예상 수취가격 데이터를 제공해 공급자가 수요에 맞춰 출하지를 선택하도록 돕고 있다. aT는 이밖에도 시장 네트워킹과 인력양성 등 데이터 거래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aT 관계자는 "민간 농식품 데이터의 거래를 활성화하고 공공 데이터를 융복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농업인과 관련 업계에 제공하여 농식품 산업의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든든한 '데이터 비서' 옆에 둔 농촌
농업ON은 농업인의 영농의사결정을 지원해주는 서비스로 농업인들 사이에서는 ‘영농비서’로 통한다. 농업ON은 농림사업정보시스템(Agrix)와 연계하여 이용자의 경영체번호 및 재배 품목, 필지 정보 등을 기반으로 이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PC뿐만 아니라 모바일에서 관리할 수 있는 경영장부도 서비스 중에 있다.

농업ON 모바일 앱은 스마트폰 알람 등으로 기상, 병해충, 농산물 경락가격, 보조사업 신청 안내 등을 개인 맞춤형으로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농정원은 농업경영의 효율성 제고가 농업인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업ON 경영장부는 농업인에게 간편한 영농일지 작성, 입출금관리에 더해 딸기·마늘·토마토 등 주요 15개 작물에 대한 추천 농작업을 제안하고 있다. 음성 인식·영수증 인식(OCR)·결제 내역 문자 연동 서비스 등 입출금장부 작성 편의 기능도 추가하여 농가에서 쉽고 간단하게 경영장부를 작성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고령층 비중이 높은 농가 특성상 생길 수 있는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농정원은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경영장부 활용 교육을 진행 중이다.

농정원 관계자는 “고령화 등 농업 현장의 여건을 고려하여 더욱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농업ON을 개편했다"며 "앞으로도 현장 의견에 귀 기울여 농업ON이 농업인의 든든한 영농 비서로서의 역할을 다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영역 넓히는 '스마트농업'
농식품부와 농정원은 데이터기반 스마트농업 확산 지원 사업을 통해 농업 현장에 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도록 선도하고 있다. 50호 내외의 농가가 스마트팜, ICT, 솔루션 개발, 데이터 분석, AI 개발 등 관련 기업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면 해당 컨소시엄에 국비를 지원한다. 현재 28개 컨소시엄에 600여개 농가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스마트농업 우수사례 기업 '컬티랩스'의 생육 측정 시스템 /사진=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스마트농업 우수사례 기업 '컬티랩스'의 생육 측정 시스템 /사진=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농가는 기업의 상용화 된 스마트 농업 서비스를 활용해 재배 환경을 자동으로 최적화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에 따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국내 스마트팜 4대 작물인 토마토, 파프리카, 딸기, 오이의 생육 데이터를 AI 기술로 자동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컬티랩스'는 실증 농장에서 생산성 향상을 입증해낸 우수 사례다. 지원 사업을 통해 기술 고도화까지 이뤄낸 컬티랩스는 버섯과 잎들깨까지 생육 측정 품목을 확장하고 스마트팜 R&D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식품혁신정책관은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한 스마트 농업은 우리 농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수단"이라며 "고품질 데이터의 생산·수집 체계를 구축하고 데이터 개방·활용을 촉진해 농업과 농식품 산업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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