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20주년을 맞은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오는 7월 26~8월 5일 평창군 대관령면 알펜시아 콘서트홀과 대관령 야외공연장을 비롯해 강원도 일대에서 열린다.
강효(바이올리니스트), 정명화(바이올리니스트)·정경화(첼리스트), 손열음(피아니스트)에 이어 4대 예술감독에 선임된 첼리스트 양성원 감독은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가 평창을 찾고, 한국 아티스트들이 세계로 나가는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예술적인 수준을 최고로 추구하는 음악 축제의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서, 음악 애호가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면서도 사회에 좀 더 기여할수 있는 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부연했다.
올해 주제는 ‘자연’이다. 강원도의 수려한 자연과 어우러지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오케스트라, 합창, 실내악, 성악 등 다양한 레퍼토리의 클래식 콘서트를 20회 선보인다.
양 감독은 앞서 “음악은 자연과 매우 잘 어울리는 예술장르”라며 “특히 대관령의 산맥과 잘 어울리는 악기가 호른이라고 생각했다. 개막 공연에 호른 20여대의 웅장한 선율이 담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을 연주한다”고 설명했다. 시작은 그리그의 ‘페르퀸트 모음곡’으로 여는데 이 곡은 평창의 아침을 상상하며 선곡했다고 부연했다.
드보르자크, 스메타나와 함께 체코의 대표적인 작곡가 레오시 야냐체크의 ‘수풀이 우거진 오솔길에서’도 연주된다. 국내에서 연주된 사례가 거의 없는데 야나체크가 자신의 고향마을을 회상하며 피아노 한대로 그려낸 곡이다.
새를 사랑한 작곡가 메시앙의 ‘새의 카탈로그’와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비발디의 ‘사계’ 그리고 베토벤의 대표적인 표제음악 중 하나인 교향곡 ‘전원’등이 연주된다.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현재 피난 중인 '키이우 비르투오지 스트링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그 아픔에 공감하는 시간도 갖는다.
양 감독은 “개막 하루 전인 7월 25일 프리 페스티벌 공연을 갖는다"며 "음악제가 사회에 좀 더 기여할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모스크바 출신의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드미트리 야블론스키가 이끌고 있는 키이우 비르투오지 스트링 오케스트라는 7월 27일과 30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기욤 쉬트르, 박지윤, 이지윤과 함께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와 비발디의 '사계' 등을 연주한다.
양 감독은 "음악제가 음악 애호가들이 신선한 자극을 받으실 수 있는 축제로 발전하길 바란다”며 같은 곡이라도 다른 해석이 가능한 아티스트를 초청해 다양하고 신선하면서도 균형감 있는 연주를 평창의 수려한 자연환경에서 즐길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 실내악 멘토십 프로그램, 찾아가는 가족음악회 신설
지역사회·주민을 위한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강릉, 평창, 춘천 등 강원도민을 직접 찾아가는 ‘찾아가는 가족음악회’와 함께 올해 처음으로 ‘찾아가는 가족음악회-시네마 콘서트’를 선보인다. 무성영화가 상영되는 가운데 퍼커셔니스트 브뤼노 데무이에르와 아코디어니스트 파스칼 팔리스코의 라이브 연주가 펼쳐진다.
음악제 기간 동안 열리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올해 처음으로 '실내악 멘토십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음악을 보는 시각을 넓혀줄 ‘실내악 멘토십 프로그램’의 첫 주자는 바이올리니스트 기욤 쉬트르다.
세계적인 수학자 김민형 교수의 특강 ‘음악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도 눈에 띈다. 양 감독은 “김민형 교수는 누구보다 음악에 조예가 깊다”며 김교수와 함께 책도 집필 중이라고 부연했다.
올해 평창을 찾는 국내 연주자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양인모·이지윤·임지영, 비올리스트 김상진·김세준, 피아니스트 김정원·김태형·문지영·신창용·윤홍천,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호르니스트 유해리, 소프라노 서예리·서선영, 피아노 듀오 신박 듀오,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아레테 콰르텟, 전 국립발레단 수석 발레리나 김지영, 지휘자 최수열, 정주영 등이다.
해외에서는 우크라이나의 키예프 비르투오지, 영국 피아니스트 로데릭 채드윅, 정스페인 기타리스트 호세 마리아 가야르도 델 레이, 바이올리니스트 기욤 쉬트르 등이 음악제를 찾는다.
국제 대회 우승자도 함께 한다. 2022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우승자인 첼리스트 최하영, 2021년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자인 첼리스트 미치아키 우에노 등이 그렇다.
평창대관령음악제는 도비 지원금 축소로 인해 작년보다 5억원이 준 20억원으로 올해 행사를 꾸린다.
양 감독은 "지금까지는 재정적인 이유로 (섭외를 했으나) 못 온다는 사람은 딱 한 분 계셨다"며 "중장기적으로 예전 예산을 되찾음으로써 약간 더 풍부한 축제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그는 또 "슈퍼스타들 거액을 모셔다가 하는 거는 좋은 방법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대도시 받는 스트레스에서 해방돼 보다 순수한 마음과 깨끗해진 머리로 음악을 들으면 훨씬 더 깊은 영감을 받으실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또 어렵다고 생각하셨던 곡들조차 우리들 마음을 뚫을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는 클래식 음악은 어렵다기보다는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너무나 좋은 책, 좋은 작가, 그 책의 흐름, 그 작가의 언어를 이해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듯이 클래식 음악을 이해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누구나 시간을 들이고 자연친화적 환경에서 감상한다면 더 쉽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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