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챗으로 영공순찰 핑계... 러시아는 별다른 통보 없어
[파이낸셜뉴스]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이날 오전 왕징궈(소장) 주한 중국 국방무관과 드미트리 젤레즈니코프(대령) 주한 러시아 국방무관에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중국 및 러시아 군용기가 사전 통보 없이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진입, 우리 영공에 근접하여 민감한 지역을 비행한 데 대해 양국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히고 "이러한 행동은 역내 긴장을 조성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재발 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도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현충일인 어제 6일 중국 군용기 4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는 남해 및 동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 후 이탈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다만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번 KADIZ 진입과 관련해 우리 측이 경고하자 '핫라인'을 통해 통상적 훈련이라고 밝혔으나, 러시아는 별다른 통보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국방부는 6일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채널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양국 군의 연간 협력 계획에 근거해 6일 동해와 동중국해 관련 공역에서 제6차 연합 공중 전략 순찰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으로, 영토와 영해의 상공인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다른 나라 KADIZ 진입하는 군용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정상적인 국제적 관행이다.
이러한 관행을 깨는 행위는 상대국 영공에 대한 방공망을 '테스트'하는 엄중한 위협행위로 간주한다. 군사용 항공기는 강력한 무기를 탑재하고 속도가 빨라 KADIZ 진입을 방치한는 순식, 침투해 영공이 뚫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회색지대 전략으로 이러한 행위를 자주 벌려왔으며 최근엔 지난해 5월과 11월에도 중국의 H-6 폭격기와 러시아의 TU-95 폭격기를 포함한 중·러 군용기들이 합동 순찰과 연합훈련 등을 명목으로 KADIZ에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중국 단독으론 지난 1월 중국 군용기 2대가 이어도 남서쪽 KADIZ에 진입했다가 이탈한 바 있으며 지난해인 2022년 11월 중국 군용기는 이어도 서북방 126㎞에서 KADIZ에 진입해 동쪽으로 이동해 KADIZ를 이탈한 후, 포항 동북방에서 KADIZ에 재진입한 다음 북쪽으로 비행하다 다시 KADIZ를 이탈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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